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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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 개발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기간과 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동향’ 보고서에선 제약산업의 AI에 대한 지출이 2025년까지 30억 달러(한화 약 4조 원)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AI의 도입으로 신약 개발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 그리고 허가 신청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특히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의 '알파폴드(Alphafold)'와 같은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은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예측해 신약 후보물질이 타겟할 수 있는 표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기술은 신약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수년간 소요되던 실험적 분석 과정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등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유한양행(000100)과 한미약품(128940)은 아이젠사이언스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신약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아이젠 디스커버리(AIGEN Discovery)'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제안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각각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는 자체 AI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재발성·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PHI-101’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는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 다국가 임상 1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생성형 AI의 활용은 신약 개발 과정뿐만 아니라 진단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AI 기반의 안과 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을 도입했다. 대웅제약이 유통 계약을 맺은 ‘옵티나 제네시스’는 고해상도 안저 촬영을 통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성 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의 주요 안질환을 진단하는 솔루션이다. 여기에 AI 기반 소프트웨어 ‘위스키(WisEye)’는 단 몇 초 만에 망막 이미지를 판독하여 진단을 돕는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 측은 AI를 활용한 질병 예측과 진단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활용으로 인한 데이터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제약사는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의 암호화와 접근 통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조치를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AI 알고리즘이 처리하는 의료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편향될 경우 잘못된 예측을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약사들은 높은 수준의 데이터 관리와 규정 준수 체계를 갖추고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AI 전문기업 관계자는 "제약사의 AI활용은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며 "생성형 AI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동시에 데이터 관리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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