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타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팀이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항원과 면역 반응 강화 성분이 결합한 재조합 백신이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해 생백신보다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 대상포진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6년간 치매 위험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 재조합 백신 접종자가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기간이 17% 더 길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재조합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가 생백신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대상포진 생백신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었으나 대부분이 소규모 코호트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2017~2020년 백신을 접종한 10만3837명과 2014~2017년 백신을 접종한 10만3837명을 대상으로 미국 전자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 위험을 비교했다. 2017~2020년 접종자 중 95%는 재조합 백신을 맞았고 2014~2017년 접종자 중 98%는 생백신을 접종했다. 연구 결과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이 생백신 접종자보다 치매 위험이 낮고 치매 진단 없이 살 수 있는 기간이 17%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조합 백신 접종자들이 치매 진단 없이 164일 더 오래 산다는 의미다.
또한 치매 예방 효과는 여성에게 9% 더 큰 것으로 조사됐으며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 모두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Tdap)이나 독감 백신보다 치매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재조합 백신을 위해 생백신 생산을 중단한 미국 등의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두 백신 간의 치매 위험을 비교할 기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관찰 연구가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를 예방하는 과정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헤르페스 감염을 막아주는 것이 치매 예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치매 예방 효과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경로를 찾고 대상포진 재조합 백신의 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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