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갑상선암 진단은 갑상선 초음파 검사와 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통해 진행된다. 갑상선 유두암은 결절의 형태나 세포 모양이 매우 특이하기 때문에 초음파검사, 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통해 진단하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여포암은 세포 모양이나 배열이 정상 세포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나 세침흡인 세포검사 만으로는 양성종양인 여포선종인지 아니면 악성종양인 여포암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드물지만, 처음 검사를 했을 때 여포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뼈 전이 등이 진행된 이후에야 여포암 진단을 받은 사례가 있을 정도로 양자의 구분이 힘들다.
특히 여포선종은 세포 모양이 여포암과 동일하기 때문에 양자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통한 조직 검사가 불가피하다. 여포선종과 여포암을 합쳐 여포종양(또는 여포성 종양)이라고 하는데 세침흡인 세포검사나 총생검(중심생검)을 통해 여포종양 소견이 나왔다면 수술을 통해 전체 조직을 제거한 뒤 조직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여포암은 조직검사에서도 세포 배열이나 모양이 아니라 종양의 피막, 혈관의 침범 여부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피막이나 혈관을 침범했다면 여포암으로 진단되며 그 정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최소침습 여포암과 고위험군인 광범위 침습 여포암으로 구분한다.
갑상선 여포암 치료는 수술이 가장 중요하다. 여포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혈관침범이 뚜렷하거나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추가로 진행한다. 그런데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하려면 갑상선엽 양쪽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여포암 환자는 암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갑상선 반절제술을 한번 시행하고,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수술을 한 번 더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진단 목적의 수술을 받은 후 여포암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가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 재수술을 받았다. 최근에는 예후가 상대적으로 더 나쁠 것으로 염려되는 환자만 선별적으로 재수술을 통해 갑상선전절제를 받고 있다. 갑상선전절제 후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하면 갑상선암의 재발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고 드물지만 방사성요오드치료 합병증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재수술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내게 되면 갑상선암 재발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재수술 및 방사성요오드치료와 관련된 합병증을 겪을 가능성은 적다.
환자마다 건강 상태, 삶에 대한 태도가 제각기 다르므로 어떠한 선택이 더 우수하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갑상선암은 전체적으로 예후가 좋은 편이므로, 더 나쁜 예후 인자가 있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요즘의 치료 방침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포종양으로 수술을 하게 되거나 여포암을 진단받은 경우, 갑상선 의료진과 함께 암 치료 효과와 삶의 질을 잘 저울질해서 치료 시기와 방법을 선택하기 바란다.
(글 : 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
김국주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