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조건 나쁜 감정만이 아닌 인간의 삶에 있어 꼭 필요한 감정 중 하나다. 우리는 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앞으로의 미래 상황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여 일을 계획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이 일상생활 대부분에서 느껴지는 상황이라면 부정적인 효과가 극대화 되면서 '불안장애'라는 질환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불안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약 63만 명에서 2021년 약 82만 명으로 늘어났다.
불안장애는 불안장애 증상 양상에 따라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특정공포증, 사회공포증, 광장공포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극심한 불안감과 함께 심장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입 마름, 식은땀, 수면장애 등의 신체 증상들을 동반하기에 무조건 참을 일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불안장애 질환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면서 반드시 살펴야 할 것이 바로 ‘자율신경계’라는 것이다.
자율신경계란, 평활근(smooth muscle), 내부 장기(internal organ), 샘(gland) 등을 지배하는 우리 몸의 신경계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면서 호흡, 소화, 순환 등의 인체의 기본 생리 반응들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율신경계는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누어진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대구를 이뤄 서로를 견제하면서 길항적으로 작용하여 인체 상태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항상성과 안정성을 유지시킨다. 교감신경은 인체가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긴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하고, 부교감신경은 이와 반대로 인체를 편안하게 이완시키고 위장관 연동 운동과 분비 활동을 촉진하여 체내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정신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으로 불안장애를 꼽을 수 있다. 자율신경 기능 이상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쉽게 항진되는 상태가 되면 편안하게 쉬는 상황에서나, 회사에서 근무 시, 학교 수업시간 등등의 일상의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 증상들과 신체증상들이 발현되게 된다. 따라서 불안장애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서의 몸의 반응과 불안감을 신경안정제로 순간순간 눌러주는 것이 아닌, 자율신경 기능 이상 상태와 두뇌 예민도를 정상화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불안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불안장애 환자들과 상담을 해보면 '정신력의 문제니까 이겨낼 수 있다'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나약함을 자책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질병으로 정의되어 있는 것이며, 본인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외부의 도움, 즉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나 불안장애는 만성화 될 경우 불면증이나 우울증 같은 또 다른 신경정신과 질환을 동반 할 수 있으므로 치료와 더불어 생활 관리에 더욱 더 신경 써야한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실조증 개선 시 두뇌와 신체의 무너진 균형 상태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이와 함께 건전한 여가생활, 명상, 적절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등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자율신경을 자극하는 알코올 카페인 등 자극적인 음식 제한, 평소 7시간 이상의 적절한 수면 시간의 확보, 규칙적인 생활 리듬 유지, 핸드폰 및 TV 시청 시간을 줄이는 등 생활 관리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글 : 해아림한의원 고영협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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