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연세더바른병원정형외과전문의김종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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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높아지면 옷차림도 얇아지지만, 신발도 샌들이나 슬리퍼 등 가벼운 것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충격 흡수 기능이 없는 이러한 신발을 장기간 착용하면, 발바닥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족저근막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족저근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족저근은 발꿈치뼈(종골, Calcaneus)에서 발바닥 앞쪽을 지나 발가락 5개의 기저부까지 이어지는 두껍고 강한 근육이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여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부위로, 보행 시 발의 역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이 여러 원인으로 손상되면 염증, 통증을 유발하는데, 족저근막염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발바닥 통증이 나타나며, 발꿈치뼈 전내측 종골 결절 부위, 즉 안쪽 발꿈치뼈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다.

이외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하며,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다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증상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서 있을 때 빳빳한 느낌이 지속하며, 걸을 때 뒤꿈치 쪽에 체중을 싣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대부분 족저근막염은 운동선수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진료 인원은 2022년 27만 1,850명으로, 2018년보다 약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 발생 비중이 높아졌다는 지표로, 연령별로는 50대 환자 수가 가장 많고 60대,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발의 무리한 사용이다. 평소 신체 활동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이나 마라톤, 조깅 등을 한 경우, 딱딱한 바닥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장기간 한 경우,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딱딱하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신은 경우, 과체중이 있는 경우 등이 원인으로 일반인에게도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밖에 구조적·기저질환 등과 같은 이유로 발생하기도 한다. 발바닥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평발(편평족)이거나,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요족 변형이 있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며, 양쪽 다리 길이 차이나 발의 과도한 회내 변형, 하퇴부 근육의 구축 또는 약화 등도 영향을 준다.

진단은 먼저, 신체 검진을 통해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발꿈치뼈 전내측 종골 결절 부위의 명확한 압통점을 찾아 진단할 수 있으며, 족저근막의 방향에 따라 발바닥에 전반적인 통증을 보이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호소하는 양상이 족저근막염의 보편적 양상과 다르거나 적절한 치료 후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다른 질환과의 감별 등을 목적으로 필요에 따라 X-ray, CT, MRI, 근전도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치료 방법에는 보존적/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는데, 보존적 치료는 먼저, 교정이 가능한 원인을 바로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과도한 운동이 원인이라면 운동 강도 조절을, 잘못된 운동 방법이 원인이라면 운동 방법 교정 등을 시행하여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한다. 더불어 족저근막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며, 뒤꿈치 컵과 같은 보조기 착용이나 부목, 석고 고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체외충격파 요법 등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여러 차례 시행했음에도 호전하지 않으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수술은 대개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수술을 진행하며, 관절경을 이용해 족저근막 절개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은 조기 치료 시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로 6주~8주 정도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많은 환자가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경과가 좋아지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 조기 진단 및 치료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등 일상 속 생활 습관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발의 피로를 덜어주고 하이힐 등 불편한 신발 착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으며, 충격 흡수가 잘 안되는 신발을 오래 신고 걷거나 러닝 등을 하는 것을 삼가고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글 : 연세더바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종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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