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는 인류가 두 발로 직립 보행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긴 역사를 가진 질병이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기록들을 보면 하지정맥류의 기록을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인류와 함께해 온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하지정맥류란 무엇이며 그 원인조차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순환을 돕는 판막이란 구조물이 망가지면서 혈액이 심장으로 도달하지 못하고 역류하여 정맥 혈관에 고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장 시간 동안 서 있거나 앉아있는 습관, 가족력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노화에 따른 정맥혈관의 탄력성 저하, 음주 및 흡연, 임신과 출산,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잘못된 생활 습관과 자세, 비만과 과체중 등도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생리, 임신과 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주요 원인인데, 이와 더불어 꽉 끼는 옷을 자주 입는 여성일 수록 하지정맥류 발병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안전할까? 오히려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하지정맥류가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평소 여성에 비해 다리에 기울이는 관심이 적고 혈관이 돌출 되더라도 가볍게 넘기는 일이 다반사다. 진행성 질환인 하지정맥류는 초반에 다리 부종과 무겁고 피곤한 느낌, 간지러움, 저리고 당기는 느낌, 경련 등의 경미한 증상을 동반한다. 그러나 이때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심해지면서 결국 다리 피부 궤양, 괴사, 피부색 착색, 피부 염증 등의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지정맥류는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맞춤형 치료가 이뤄진다. 초기에 해당한다면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이미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었거나 진행 속도가 멈춰지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수술은 증상 개선보다 합병증 예방에 목적을 둔다. 의학기술 발전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은 거의 대부분 최소 침습으로 이뤄진다. 단 항혈전제 등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사전에 의료진과 상세한 상의가 필요하다.
(글 : 유엔비외과 김명진 대표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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