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동물병원조동준수의사
도담동물병원조동준수의사
반려동물의 통통한 뱃살은 보호자 눈에 귀엽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에게도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비만이란, 평균 이상의 체지방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반려동물이 비만일 경우, 비만 세포에서는 아디포카인(Adiokine)이라는 신호 전달 물질을 과다하게 생성한다. 이 물질은 면역계에 영향을 주어 다양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인슐린 작용 방해,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당뇨, 피부질환, 췌장염,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관절에 부담이 가해져 관절염까지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비만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부족한 운동량이 원인이 된다. 강아지는 산책을 통해 에너지 발산을 해 주어야 하고 고양이는 사냥 본능을 활용한 놀이를 통해 운동량을 채워 줘야 한다. 이를 통한 운동량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원인이 되는 것은 음식이다. 간식보다는 사료를 급여하고 반려동물의 체중 당 권장 칼로리를 넘지 않도록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견, 반려묘가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간식을 급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영양 불균형과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으니 간식은 하루 필요 칼로리의 10%를 넘지 않는 것을 권한다. 특히 사람이 먹는 음식은 비만뿐만 아니라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하기를 바란다.

반려견, 반려묘의 비만 여부는 보호자도 BCS(Body Condition Score)를 통해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정상 체중을 가진 아이들은 갈비뼈가 잘 만져지고 눈으로 보았을 때 허리가 잘록하고 배가 살짝 들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비만인 아이들은 눈으로 관찰했을 때 허리 라인이 볼록하고 배가 아래로 늘어져 있으며 두꺼운 지방층으로 인해 갈비뼈가 힘겹게 만져지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만약 비만이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에 내원해 비만도를 정확히 평가해 보아야 한다.

수의사와 상담을 마쳤다면 다이어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굶거나 사료량을 줄이는 방식은 반려동물에게도 좋지 않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잘못하면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주일에 몸무게의 1% 정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사료는 일반 사료보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포만감을 주는 사료를 권한다. 오래 씹을 수 있는 도넛 모양이나 X자 모양의 건사료도 식사 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다이어트 사료도 비만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 사료는 열량은 낮고 포만감이 오래 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량보다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되도록 저울을 이용해 정확히 계량 후 반려동물에게 급여하기를 바란다.

간식이나 밥을 달라는 반려동물의 눈빛을 외면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간식은 오히려 반려동물의 수명을 깎는다. 실제로 비만은 강아지, 고양이의 기대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신경 쓰기를 바란다.

(글 : 도담동물병원 조동준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