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악성항문종양수술전후(사진제공::플러스동물메디컬센터)
강아지악성항문종양수술전후(사진제공::플러스동물메디컬센터)
반려동물을 처음 입양해 마주하는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중성화수술이다. 중성화수술은 질병 예방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의사는 중성화수술을 권한다. 암컷의 경우 자궁축농증, 유선종양 등을 예방할 수 있고 수컷은 전립선 질환, 항문 종양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이중 필자는 이번 컬럼을 통해 항문 종양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실제로 필자 동물병원에 내원했던 10살 대형 믹스견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보호자는 단순 경계성종양이나 탈장을 의심했으나 다발성 항문 종양이었고 바로 제거 수술을 진행했다. 떼어낸 종양의 조직 검사 결과는 다행히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수술 후 약 3개월 정도가 지난 아이는 현재 배변도 잘하고 종양이 생기기 전처럼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 이처럼 반려동물 엉덩이에 종양이 생기면 대부분의 보호자는 단순 종양이나 회음부탈장을 의심한다. 하지만 막상 검사를 진행해 보면 탈장이 아닌 종양인 경우도 있다.

항문 종양은 항문선종, 항문선암종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항문 선종(Adenoma)은 양성 종양으로 항문 주위에 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으로 단독 혹은 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보통 중성화수술을 진행하지 않은 수컷 강아지, 고양이 혹은 중성화수술을 늦게 한 아이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항문선종은 치료 후 예후가 양호한 편이지만 방치할 경우 항문 궤양으로 발전해 2차적인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항문 선암종(Adenocarcinoma)은 성별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종양으로 90%가 비대칭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선암종은 매우 칩습적인 종양으로 전이가 잘 일어난다. 보통 항문 주변에 발달한 분비선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부갑상선호르몬과 관련된 단백질을 생산해 고칼슘혈증까지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선종과 선암종은 떼어낸 종양의 조직 검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만약 선암종일 경우 전이 여부 파악을 위한 CT촬영과 추가 전이를 막기 위한 항암치료까지 진행해 주어야 한다.

항문 종양은 노령의 아이이거나 마취가 불가할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제거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항문종양제거수술은 출혈이 많아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수술이다. 따라서 수술을 집도하는 수의사는 종양 절개와 지혈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지혈되지 않은 상태로 수술을 진행해 항문괄약근 또는 괄약근 지배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영구적인 변실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자는 초음파 수술 기구와 같은 수술장비를 갖추고 있는 동물병원을 선택하고 충분한 수술 경험이 있는 수의사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 종양은 제때 수술해 주지 않으면 반려견 · 반려묘의 배변로를 압박하기 때문에 배변이 힘들어진다. 불편함으로 인해 아이가 반복적으로 항문과 주변부를 핥게 되면 출혈과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항문 주변에 크기와 상관없이 종양이 생기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수술적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글 : 플러스동물메디컬센터 최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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