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서울의원이비인후과하정훈원장
땡큐서울의원이비인후과하정훈원장
귀밑이나 턱밑, 구강 내에 멍울이 잡혀 사라지지 않는다면 침샘 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침샘은 침의 분비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크게 이하선(귀밑샘), 악하선(턱밑샘), 설하선(혀밑샘), 소타액선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침샘 종양은 이러한 침샘 중 한 곳에 종양이 생긴 상태로, 약 70~80%가 이하선에 생기는 이하선종양이다.

이하선종양은 침샘 종양 중에 가장 흔한 편이지만 침샘 종양 자체가 두경부에 발생하는 종양의 3~6%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의료진이라 하더라도 임상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 실제로 귀밑이나 턱밑, 구강 내에 멍울이 생겨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만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침샘 종양 환자가 많다.

이하선종양을 비롯한 침샘 종양은 특별히 통증을 동반하지 않으며 멍울이 커져 생활에 불편함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자각하기 어렵다.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거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진단 후에도 안면신경 마비 등 수술 부작용이 부담스러워 수술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침샘 종양 중 침샘암은 무려 20여 종에 달하는 데다 림프절 전이나 안면마비 등 특징적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한 수술 전 검사만으로 악성 여부를 판별하기 힘들다. 대부분 수술로 절제 후 조직 검사를 해야만 침샘 암인지 양성 종양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초기에 진단하여 절제하는 것이 좋다. 설령 양성종양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악성 종양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침샘 종양은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다른 양성종양에 비해 현저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크기가 커지면 수술 절개 부위도 커지고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크기가 작을 때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하선종양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종양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에 따라 세침흡인세포검사나 CT, MRI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종양이 확인되면 수술로 절제해야 하는데 이하선은 안면신경이 가로질러 지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술의 난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게다가 수술 중 종양이 터지기라도 하면 이후 침샘 종양이 재발할 우려가 커진다. 귀 주변 부위는 눈에 잘 띄는 부위이기 때문에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이하선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은 피막 외 절제술(ECD) 또는 이하선 천엽 부분절제술(PSP), 이하선 심엽 부분절제술(PDP) 등으로 진행된다. 종양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신경 손상에 의한 안면 마비의 위험이 낮다. 피부 절개의 범위를 최소화함으로써 흉터 크기도 줄일 수 있다. 피부 절개는 귀 주변을 V자나 S자 형태로 절개하면 심각한 흉터를 피할 수 있다. 귀 주변이나 턱 밑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울이 잡힌다면 이하선종양을 비롯한 침샘 종양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상담하여 적기에 제거 수술을 진행하기 바란다.

(글 : 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