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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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왕왕있다 이를 돌연사라고 한다. 황망한 죽음이랄 수 밖에 없는 돌연사에도 사실 원인은 있다. 돌연사의 많은 경우가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장질환인 ‘비후성 심근병증’과 뇌혈관질환인 ‘뇌동맥류’는 검사하지 않으면 증상이 겉으로 잘 들어나짐 않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큰일을 당하곤 한다. 이 경우 미리 진단받아 관리한다면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 어떤 경우 의심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비후성 심근병증, 20~40대 남성서 많아... 운동 후 어지럼증과 메스거움 느끼면 검사

‘비후성 심근병증’은 유전적으로 불필요한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져서 정상적인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방해하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견되며, 이중 약 70%는 돌연사 위험이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에 피가 뿜어져 나가는 공간 및 출구가 지나치게 좁아져서 혈액이 제대로 뿜어져 나가지 못하거나 혈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아져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부정맥 발생 및 이와 연관된 돌연사 또는 심부전 등으로 발전될 위험이 높다.

또한, ‘비후성 심근병증’은 20~40대 젊은 층의 급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 질환은 유전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직계가족 중에 돌연사하거나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다면 가족 전체가 심장 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강기운 순환기내과 교수는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좌심실의 수축력을 나타내는 ‘좌심실 박출률(LVEF)’이 50% 미만인 환자는 급성 심장사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한 바 있는 가운데,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연간 사망률은 약 6%로 알려져 있어 많은 수의 환자가 비후성 심근증으로 돌연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제대로 정확한 원인 진단을 못하거나 진단을 받았어도 확실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까지 이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2023년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연구(TEMPO-HCM) 내용을 보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부정맥 발생 사전 감지에 기존의 24시간의 홀터 모니터(Holter ECG monitor)보다 30일 동안 진행하는 확장 심전도 모니터(Extended ECG monitor)가 더 효과적이고 진단이 정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기운 교수는 “유럽 5개 병원에서 심방세동 선별 또는 심장 돌연사의 위험 계층화를 위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 결과 30일 동안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시 모든 부정맥 진단율은 65%였으나 24시간 동안에는 11%에 그쳤으며, 심실빈맥 또한 진단율은 30일 동안 모니터링 시 62%였지만 첫 24시간 동안에는 8%에 불과했다”며, “이는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 있어서 지속적인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해 정확한 진단으로 부정맥 발생 및 이와 관련된 돌연사 또는 심부전 발생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는 과도한 운동으로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켜 급사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약물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두꺼워진 심장 근육으로 인해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혈액 유출로’가 폐쇄된 환자의 경우에는 때에 따라서는 돌연사 예방을 위해 수술적 방법으로 두꺼워진 심장 근육을 잘라내는 ‘심근 절제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홍준화 교수는 “심근 절제술은 가슴 앞쪽 한뼘 이하의 작은 절개를 통해 대동맥 판막 아래쪽의 근육을 엄지손가락 크기 정도로 잘라내는 방법으로 평균 일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고 2~3주 후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수술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부정맥, 급사의 위험을 줄여 장기생존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며 수술 성공률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홍준화 교수는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흉통이나 어지럼증, 맥박 이상이 느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지나치게 숨이 차오르면 전문의를 찾아 ‘비후성 심근증’이 진단되면 수술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돌연사에 이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초래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뇌동맥류, 유전력 강해 가족 중 뇌혈관 병력 있으면 검사

한편, 미리 진단만 되면 돌연사의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뇌혈관질환으로 ‘뇌동맥류’가 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으로 혈관 벽이 약해진 동맥류가 터지게 되면 뇌출혈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릴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뇌혈관질환이지만 터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잘 모르는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출혈로 돌연사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데, 뇌동맥류 파열 환자의 약 20%는 파열 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사전에 진단만 되면 치료를 통해 충분히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동맥류의 진단은 CT혈관조영술과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을 통해 검사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뇌혈관검사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라면 50세 전후에 MRA나 CT혈관조영술 중 한 가지를 해볼 필요가 있으며, 가족 중에 뇌동맥류, 뇌출혈 등과 같은 뇌혈관질환자가 있다면 30~40대라도 뇌혈관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최현호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가 미리 진단되면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나이 등을 고려해 추적관찰을 할지 코일색전술 또는 클립결찰수술을 할지 결정해 치료를 통해 돌연사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며, “뇌동맥류로 진단되었다 하더라도 모두가 파열되지는 않고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파열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을 정확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클립결찰술’은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을 작게 열어 수술 현미경을 통해 뇌동맥류를 노출해 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으로 물어서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 방법이며, ‘코일색전술’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시술법으로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사용하여 뇌동맥에 접근해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동맥류가 터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최현호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의 뇌출혈이 발생한 경우 약 50% 이상의 환자가 사망하거나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출혈 전에 비파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뇌동맥류가 터지게 되면 극히 불운한 운명을 맞게 될 수 있지만 터지기 전에 진단되어 치료를 받을 수만 있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도 정기적인 뇌CT혈관조영술이나 뇌MRA 등 뇌혈관검사를 통해 돌연사 위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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