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5일 ‘당뇨 및 비만치료제, 미국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의료 및 보건문제를 연구조사하는 비영리기관 ‘카이저가족재단(KFF)’은 최근 당뇨 및 비만치료제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미국이 훨씬 비싸다는 분석을 발표했으며, 이는 미국 주요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KFF는 당뇨병에 대해 승인된 오젬픽(Ozempic)과 리벨서스(Rybelsus), 비만치료제로 허가된 위고비(Wegovy), 그리고 2형 당뇨병치료제로 허가받고 오프라벨로 비만치료제에도 처방되고 있는 마운자로(Mounjaro)에 대한 한달치 공급가격을 주요 국가와 비교해 공개했다.
해당 4가지 약물 중 가장 약가가 비싼 것은 위고비였다. 미국에서 위고비 한달치 약가는 1349달러로 이는 독일 판매가격(328달러)의 4배, 네덜란드 판매가격(296달러)의 4.5배 비싼 가격이다.
마운자로의 미국 약가는 1023달러로 일본의 3배, 네덜란드의 2배 이상이다. 오젬픽은 미국에서 936달러지만 일본은 169달러, 영국은 93달러, 프랑스는 83달러로, 미국은 일본보다 5배 이상, 영국과 프랑스 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리벨서스는 미국에서 오젬픽과 같은 약가(936달러)를 형성하고 있으며, 비교 대상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69달러로 가장 가격이 낮았으며, 캐나다,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에서는 100~200달러 정도의 낮은 비용에서 약가가 형성되어 있었다.
다만, 제조업체가 보험사 리베이트 및 환자 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미국의 약 마케팅 방식 때문에 실제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일부 낮아지더라도 미국의 약가 상승과 비만율 증가는 여전히 다른 국가보다 미국의 전반적인 의료지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FF는 높은 비만율과 비만약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 증가는 국가의 전체 의료 비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약물이 국가의 전체 의료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약물의 가격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약을 이용하는가에 좌우된다. 그런데 미국은 비교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비만율을 보이고 있어 해당 약들이 전체 의료비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 성인 비만율은 33.5%로 이는 다른 비교대상 국가 평균 17.1%과 비교할 땠을 2배 가까운 차이다. 비교대상 국가 중 비만율이 높은 영국(25.9%), 캐나다(21.6%), 호주(19.5%)과도 큰 차이를 벌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에서의 비만 의료 비용은 연간 1730억 달러로 추정되며, 비만인 성인의 의료비는 건강한 사람의 의료비에 비해 1861달러 더 많았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 비만약의 보험 적용을 두고 논란 중이다. 공보험인 메디케어에서는 현재 법적으로 비만약에 대한 보험 적용을 할 수 없으나, 메디케이드에서의 보험 적용은 각 주마다 차이가 있다. 민간 보험사와 보험료를 내는 회사 고용주들 역시 비만약에 대한 보험을 적용할지 또는 비용을 분담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비만약이 장기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들이 이러한 약물을 얼마나 오랫동안 복용해야 하는지와 다른 치료제와 같이 복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치 않은 부분도 이 같은 고민을 부추기고 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이 비만 환자도 많고 약가도 비싸고 많은 사람들이 비만약을 찾고 있어 미국에서 더 많은 의료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반드시 진출해야 할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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