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재서강대신문방송학과교수매스컴학박사,보건정책석사헬스커뮤니케이션전문회사HOWs대표
유현재서강대신문방송학과교수매스컴학박사,보건정책석사헬스커뮤니케이션전문회사HOWs대표
사회 구성원 모두의 건강 유지와 개선에 필수적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대중에게 덜 알려진 ‘헬스커뮤니케이션 (Health Communication)’ 분야를 안내해 보려고 한다. 우리 말로는 아마도 건강 소통, 건강 관련 소통, 건강과 미디어 등의 연관어로 불리거나 이해되는 개념이며, 특히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수년 전만 해도, 포털에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입력하면 위 의미보다는 ‘헬스클럽’, ‘피트니스 영업관리’ 등에 대한 정보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일 만큼 대중성이 없는 분야였다. 헬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는 사실 ‘건강’ 이 우리 삶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생각해 보면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우리와 결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너무나 소중한 상태이며 목적인 ‘건강’을 위해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소통 이슈를 다루는 분야인 것이다. 조금 더 상식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하나의 질문이 필요해 보인다. 지구상 어떤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강, 그 소중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들은 과연 무엇무엇이 있을까?

일단, 건강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의사와 의료진, 병원 등의 요소들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병이 들지 않게 챙겨주고, 질환이 발생할 경우 치료는 물론 재발도 막아주는 역할까지 수행하며, 사회에 다시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주체들이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 만으로!’ 건강이 모두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금 더 확장된 시각에서 꼽아보자면, 생각보다 너무나 다양한 변수들이 건강이란 소중한 결과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체질도 너무나 중요한 변수일 것이며, 개인이나 집단이 보유한 생활습관과 식습관도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적 변수이다. 더욱 현실적으로는, 개인이나 계층이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능력 또한 너무나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일정 수준의 의료 혜택이야 국가가 보유한 시스템으로 수평적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의료서비스가 경제적 여유와 상관없이 균등하게 주어질 수 없음을 우리는 엄연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원헬스 개념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환경과 자연환경도 개인과 집단의 건강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소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도 중요할 것이며, 건강 관련 정책이나 법률 또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에 분명하다.

더불어,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은 변수 중 중요한 사안 하나는 바로, 건강에 대한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발생하는 건강 관련 소통, 건강 분야 전문가와 일반인 간 소통, 미디어와 대중 간 벌어지는 다양한 소통까지 너무나 다양한 상황과 측면에서 우리의 건강을 결정짓는 사안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란 뜻이다.

아주 쉽고 흔한 헬스컴의 대표적 사례는 건강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형태의 공익광고이다. 예를 들어 최근 가장 자주 보이는 보건분야 공익광고인 ‘노담캠페인’은 전형적인 헬스컴의 사례이다. 금연을 홍보하기 위해 펼쳐지는 그 외 다양한 활동들도 헬스컴 범주에 포함된다. 2년에 한 번씩 새롭게 만들어 적용하는 담뱃값 경고그림도 대표적이며,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보건복지부 등 주요 기관의 행사들도 그 범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절주 캠페인도 정확히 마찬가지이며, 결핵이나 말라리아 예방 캠페인도 아주 중요한 헬스컴 차원의 노력인 것이다.

그 외 찬찬히 생각해 보면, 특히나 백세시대의 본격화 등 일련의 분위기 속에서 대중이 반드시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는 건강 지식에 대한 소통 노력들은 너무나 다양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각종 만성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하는 국가기관의 안내라든가, 2년에 한 번 국가 부담으로 받을 수 있다는 건강검진에 대한 홍보, 혹시라도 우울 등 정신적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도대체 어떤 도움을 어디서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안내까지, 너무나 중요한 헬스컴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각급 의료기관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행하는 대중 홍보라든가, 각 제약사에서 고객의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도 너무나 중요하고 현실적인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가 경험했던 코로나19 또한, 헬스컴 영역의 확장은 물론 중요성의 확대에도 상당히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개인만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절박함으로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소통이 코로나 시기 내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방역에 대한 일련의 필수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시키며, 대중의 행동을 적당한 수준에서 자극할 수 있는 방법들 또한, 사회의 유지를 위해 너무나 필수적인 헬스컴 차원의 노력이었다. 백신이 도입된 이후에도, 다양한 이유로 접종률이 높아지지 않는 상황을 맞아 효과와 부작용 등 과학적 팩트들을 대중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활동들 또한 너무나 중요한 소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대중이 건강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역할로서의 헬스컴이 행하는 역할은 계속해서 확장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개인과 집단의 건강에 대한 가장 중요한 주체이자 분야인 의료와 보건, 식품, 의과학 등이 인류의 건강을 위해 더욱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소통 측면에서 수행할 과업들이 너무나 많다는 뜻이다.

사실 ‘건강’의 개념을 조금 더 확장해 보면, 헬스컴이 담당해야 하는 사안들은 더욱 넓어질 개연성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사회 곳곳에서 필수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안전 이슈 또한 헬스컴의 중요한 영역일 수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최소화될 수 있는 도시 구조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활용에 대해 대중을 상대로 전파한다거나, 각종 범죄를 줄일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구성원의 입장에서 판단하여 정책을 제안하는 노력 또한 헬스컴의 확장된 영역일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의 정의를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기간 동안 가장 행복하고 별일 없게 여타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상태’로 해석하고, 이 같은 목적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 간 일체의 소통을 다루는 분야를 헬스컴 이라고 한다면 그 의미는 지속적 확장이 가능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자도 유학 시절 미국에서 처음으로 헬스커뮤니케이션을 접했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더욱 중요하고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배경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험하는 미디어 환경과 인프라가 꼽힌다.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와 국민 중 적지 않은 수가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 MZ와 X세대를 막론하고 유튜브 등 각종 SNS와 디지털을 온종일 즐기는 상황 등에서, 사람들 간 소통과 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프라는 결국, ‘건강’이라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필연적으로 희망하는 목적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소통의 이해와 지속적 개발이 너무나 중요한 사회라는 사실을 방증해 주고 있다.

건강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은 유일한 충분조건이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상황을 근거로 관찰해보면, 건강이라는 결과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필요조건 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의 향후 역할을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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