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네프론(Nephron)이라는 미세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네프론이 기능을 잃게 되면 신부전이 나타나는 것이다. 신장은 이 외에도 몸의 수분과 전해질을 유지시키고 적혈구 생성, 혈압 조절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을 하는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걸러지지 못한 노폐물이 체내에 쌓여 요독이라는 독성 물질을 만드는데 이 요독이 혈액을 타고 흘러 근육, 신경계 등의 손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식욕저하, 구토, 설사, 입냄새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신부전은 급성 신부전과 만성 신부전으로 나뉜다. 급성 신부전은 단기간 내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때 최소 3일 ~ 최대 2주 사이 신장 수치를 정상화 시키지 않으면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신부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신장이 망가지는 질병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완치가 불가하다.
만성신부전은 신장의 기능 정도와 증상에 따라 1기~4기로 나뉜다. 1기는 신장 기능이 33% 남아 있을 경우, 2기는 신장 기능이 25~33% 정도만 남아 있는 경우이다. 보통 1기에서는 증상이 보이지 않지만 2기에 접어들면서 다음, 다뇨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10~25% 정도밖에 남지 않은 3기부터는 요독증, 위염 등 더 심한 증상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4기는 신장 기능이 10% 미만으로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한다. 4기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는 있으나 목숨을 잃게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증상이 나왔을 때는 이미 나의 반려견·반려묘의 신장이 이미 많이 망가졌다는 뜻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신부전은 혈액검사와 SDMA(Symmetric DiMethylArginine)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해당 수치를 통해 만성시부전의 단계도 알 수 있다. 혈액검사 진행 후 결과지를 볼 때 신부전을 판단하는 항목은 BUN(Blood Urea Nitrogen), CREA(Creatinine), IP 수치이다. 특히 크레아티닌 수치는 신장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과 반비례한다. 따라서 해당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면 남은 신장의 기능은 30% 이하로 떨어진 신부전 2기~ 3기 수준인 것이다.
이보다 신부전 조기 발견이 가능한 검사가 SDMA검사이다. SDMA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신장 기능이 정상일 경우 사구체를 거쳐 소변으로 일정량 배출된다. 하지만 신장에 이상이 있을 경우 SDMA가 혈액에 남는다. SDMA는 혈액검사보다 신장 기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신장이 20%~40%만 망가져도 확인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의 신장 질환은 정말 조용히 다가온다. 평소에 고단백, 고염분 식단은 피하고 음수량에 신경 쓰기를 바란다. 이는 강아지도 예외가 아니다. 노령견 또한 신부전이 오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게 앞서 말한 것처럼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혹시 모를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진행하도록 하자.
(글 : 잠실동물병원 김정희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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