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기전 서로 달라, 탈모 원인과 형태에 따라 맞는 약 선택해야... 초기일 수록 치료 효과 뛰어나
그럼에도 의외로 탈모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에서 20~49세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2명 중 1명 꼴로 탈모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1.5%의 응답자는 평소 탈모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탈모 관리를 진행중인 남성 중에서는 39.8%가 ‘탈모 샴푸’를 사용 중이라고 답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정작 병원 방문을 통한 ‘탈모 치료제’를 복용 중인 경우는 12.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탈모는 초기에 자신의 증상에 맞는 탈모약을 복용하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인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대표적이며, 이 외에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 성분이 있다. 성분에 따라 이들 약물의 작용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탈모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녹시딜, 직접적 발모 효과로 원형탈모 등에 사용
미녹시딜은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모낭세포의 분열을 촉진해 발모를 유발한다. 원래 고혈압 치료를 위해 혈관 확장제로 개발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발모 효과과 확인되어 1988년 FDA에서 탈모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경구 혹은 바르는 약으로 사용되는데, 두피에 바르면 그 부위의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증가된다. 이로 인해 모낭세포가 활성화되어 머리카락이 자란다. 경구로 사용할 경우 전신에 효과가 나타나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전신의 체모가 굵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직접적인 발모 효과로 탈모의 종류에 없이 사용이 가능해, T램프군의 이상으로 발생한 원형탈모나 여성형 탈모 등에 주로 쓰인다. 다만 남성형 탈모에서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들의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연구가 보고된바 있다.
또한 정상혈압이거나 저혈압인 환자가 사용할 경우 빈사성 빈맥, 저혈압, 심장관련 부작용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나스테리드, 남성형 탈모 중 정수리 탈모에 기대
미녹시딜과 달리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남성형 탈모 전용 경구약물이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α 환원효소’에 의해 전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의해 유발된다. 이들 약물은 이 5-α 환원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탈모를 막는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의 M 탈모인 1형과 정수리에서부터 탈모 범위가 확장되는 2형이 있는데, 프로페시아는 정수리에서 탈모가 시작되는 2형에 효과를 보인다.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한 약물로 개발되었으나 일부에서 탈모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1997년부터 미국에서 탈모약으로 승인받아 사용됐다.
중등도 남성형 탈모환자 155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년간 피나스테리드1㎎을 복용한 결과 정수리 부위 탈모에서 11%의 머리카락 수 증가와 두꺼워진 모발을 확인할 수 있다. 약물 효과는 복용 3개월부터 나타나 1년까지 모발수가 늘었다.
두타스테라이드, 정수리·M자 탈모 모두에 장기적 효과
두타스테라이드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약물로, 오리지널 약제인 GSK 아보다트는 2009년 성인남성탈모 치료제로 승인됐다. 5알파환원효소 제1형과 제2형 모두를 억제하는 듀얼 이펙트(Dual Effect) 제제로, M자 탈모와 정수리 탈모 모두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혈중 DHT 농도를 90%까지 낮춰 머리카락 수 개선에 효과를 나타낸다.
다국적 3상 임상시험에서 3개월, 6개월 시점 모두 피나스테리드 대비 더 많은 모발 수 증가를 확인했다.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각각 아보다트 0.5mg복용군은 평균 모발 수 변화 82.3, 89.6으로 피나스테리드 1mg 복용군 평균 모발 수 변화 50.9, 56.6대비 모발이 많이 증가했다(P=.003).
아보타드가 지난해 발표한 ‘실제 임상 근거 LEAD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을 대상으로한 한전성과 장기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국내 주요 5개 기관에 등록된 한국인 남성형 탈모 환자 중 두타스테리드나 피나스테리드를 3년 이상 복용한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으로, 이에 따르면 아보다트의 모발 성장 개선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피나스테리드 대비 M자형 탈모에서 2.06 배 높게 나타났고(95% CI 1.08, 3.95, P<0.05), 베이직 타입의 남성형 탈모에서도 2.03 배 높았다(95% CI 1.08, 3.82, P<0.05). 전체적인 이상반응 발생률 역시 피나스테리드 대비 더 낮거나 비슷하게 나타났다.
탈모약은 초기에 투약하는 것이 최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탈모 치료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탈모가 일어나는 초기 탈모약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탈모는 서서히 진행되지만범위가 광범위해지면 치료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알려진 만큼,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초기부터 탈모 증상을 의심하고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대학병원 피부과 최지웅 교수는 “이미 탈모가 진행된 후에는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발이 얇아지는 탈모 초기에 시작해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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