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990년대 후반부터 영상의학과가 진화를 시작하여 인터벤션 영상 의학으로 성장했다. 인터벤션 영상 의학이란 각종 영상의학장비를 이용해 우리 몸속을 관찰하며 기기 등을 조작하여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방법이다. 인터벤션이란 중재, 개입, 중계, 간섭을 의미하는 영단어 Intervention인데, 약물 치료를 중시하는 내과와 수술 치료를 중시하는 외과 사이의 중재 시술이라는 의미로 인터벤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미처럼 인터벤션 영상의학에서는 영상의학장비를 이용해 우리 몸을 관찰하며 병변 부위에 세심한 시술을 진행한다. 주삿바늘처럼 최소한의 침습을 통해 시술 통로를 확보하고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카테터 등 미세 수술도구를 이용하여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인터벤션 영상 의학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 의학기술 발달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터벤션 영상 의학의 적용 범위는 매우 넓다. 말초혈관을 비롯한 각종 혈관 질환에 혈관 조영술, 경피적 혈관 성형술 등을 진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 대동맥 질환에 대한 인조혈관 스텐트 설치술이나 정맥류의 고주파 및 레이저 치료, 경화 요법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뇌혈관 질환에 대해서도 인터벤션 영상 의학을 활용할 수 있다.
자궁근종에 대한 비수술 치료, 불임환자를 위한 난관 개통술, 간암 등 간 질환이나 담도질환에 대한 비수술 치료, 위루술, 신루형성술, 위장관 인터벤션, 척추성형술, 골반울혈 증후군 등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인터벤션 영상 의학을 적용할 수 있다.
인터벤션 영상 의학은 해부학적 영상 의학을 접목하는 방식이기에 매우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는 개복수술과 달리 대부분 국소 마취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흉터, 출혈에 대한 우려가 매우 적다. 오죽하면 인터벤션 영상의학을 ‘21세기 무혈無血시술법’이라고 칭할 정도다. 시술 후에도 수술을 받은 것에 비해 통증이 더욱 적어 진통제 등의 남용과 오용을 예방할 수 있으며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아 바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물론 인터벤션 영상 의학만으로 모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하나의 질환이라 하더라도 그 진행 정도나 심각성 등을 고려하여 약물 치료를 진행하거나 수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다만 약물이냐 수술이냐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렸던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할 수 있으며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벤션 영상 의학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글 : 시화병원 중재적치료센터 전용선 센터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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