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한류마티스학회와 대한루프스연구회가 ‘제15차 세계 루프스 학술대회 & 제43차 대한류마티스학회 학술대회/제17차 국제 학술대회’(LUPUS & KCR2023)를 개최했다. 대회는 20일까지 4일간 이어진다.
LUPUS2023, 다양한 신약 임상결과와 우선순위 정책안 발표
이번 류마티스학회 학술대회와 함께 진행되는 ‘국제 루프스 학술대회’(LUPUS2023)는 전세계 루프스 연구가들이 모이는 가장 큰 루프스 학술대회로 1986년 개최 이후 매 3년 마다, 2013년 이후 격년으로 세계 주요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매회 평균 1000명 이상의 루프스 전문가들이 참석하며,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15회 대회는 4년 만에 열리는 비대면 대회로 50개국 15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역대급 규모를 진행된다.
LUPUS2023 에서는 전신홍반루프스(루푸스)의 병인기전, 진단, 치료 관련 최신 연구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FDA 승인을 획득한 생물학적제제인 ‘제1형 인터페론 억제제’와 관련된 임상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 임상연구 결과들과 개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정밀맞춤의학 연구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상철 대한류마티스학회 회장은 “루프스 약물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약제가 임상시험 중이며, 바이오마커 응용 등 첨단의료를 접목에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들이 공유되어 게임체이저가 될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전 세계 루프스 전문가들이 말하는 “루프스 극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우선 순위 정책적 과제”도 발표된다. 구체적으로는 △보건의료체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전세계 협력체계 구축 △루프스를 앓고 있는 가임기 여성의 질병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 △사망위험을 높이는 동반질환(코로나19, 감염, 심혈관질환)의 적절한 관리체계 수립을 위한 노력 등이다.
KCR2023, 신진 연구가와 선배 연구가의 교감의 장
LUPUS2023과 함께 진행되는 ‘대한류마티스학회 학술대회/국제학술대회’(KCR2023)는 질환별 연구회 중심으로 구성되어 주제를 발표하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JAK억제제를 비롯한 새로운 치료법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한다. 특히 코로나19가 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에 미치는 영향, 합성생물학의 류머티즘 치료 응용 등 흥미로운 강연이 준비되어 있다.
대회만의 독특한 점은 선배 연구가와 신진 연구가의 만남과 교류를 위한 세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전 류마티스학회장과 전임 이사장이 학회의 역사와 방향성을 강연하는 ‘Presidential plenary session’에서는 한양대 유대현 교수와 배상철 교수가 올해 마이크를 잡는다.
세션별로 10~20명의 젊은 연구자들과 멘토로 초청된 선배 연구자가 함께 토의하는 ‘Meet the mentor session’도 젊은 연구자들에게 삶의 지향점과 경험을 전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 신약 안들어와” 루프스 환자들의 어려움도 조망
이번 대회에서는 루프스 등 희귀자가면역질환자들의 어려움에도 조명할 예정이다. LUPUS2023 특별세션에서 푸르스 환우회 김진혜 회장이 참여해 루프스 환자로서의 어려움을 소개하고, 전문가들의 루프스 치료 및 관리 전략, 응원 메시지 영상 등이 공유된다.
국내 루프스 환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효과적인 신 약물의 사용에 제약이 크다는 점이다.
루프스는 전세계에서 500만명이 앓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성 희귀질환으로, 국내에는 2만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신체의 모든 장기에 침범해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서 잘 발생한다. 최근에는 벨리무맙이나 리툭시맘 등의 효과적인 생물학적제제가 나왔으나 국내에서는 높은 수가 조건과 좁은 시장성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약물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이신석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은 “루프스 약물의 국내 시장 규모가 작고, 보험수가 조건이 까다로워 해외에서 개발된 약제가 시판되기 까지 제약이 많다”며 “미국 FDA가 인정한 3개의 약제 중 1개만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어, 국내 루프스 환자들이 차별아닌 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루프스 환자 중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약 8%로 미국 약 60%, 일본 약 50%에 비해 매우 작다.
이신석 이사장은 “이번 대회를 유치한 이유 중에는 루프스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도 포함된다”며 “이번 대회로 국내 루프스 연구자들과 루프스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승철 대한류마티스학회 사무총장도 “루프스 환자는 주로 젊은 가임기 여성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시기인데,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가 낮아서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루프스라는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아지고 환자들이 배려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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