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부산센텀점서현정원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부산센텀점서현정원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우울증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우울증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우울증은 슬픔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슬픔은 울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차가운 감정의 부재, 정말 속이 빈 느낌입니다.” - 조앤 롤링

우울증을 단순히 우울한 기분, 슬픔이라는 감정 상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일시적인 우울감이나 슬픔을 종종 겪을 수 있기에, 슬픔을 극복했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우울증을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기분이 우울한 상태가 아닌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병

그러나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말처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단순히 슬픈 기분은 뚜렷한 차이를 경험한다. 우울증의 정식 의학적 명칭은 ‘주요우울장애’로, ▲하루 대부분 우울한 기분이 거의 매일 지속됨 ▲거의 모든 일상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저하 ▲체중 혹은 식욕 변화 ▲불면 혹은 과다 수면 ▲정신운동 초조 혹은 지연 ▲피로 또는 활력 저하 ▲무가치감 혹은 죄책감 ▲집중이나 판단의 어려움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며, 특히 우울한 기분이나 즐거움의 저하가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매일 발생하며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병이다.

우울증은 울적한 정서 상태 외에도 수면과 식욕, 인지기능, 체력, 자살 위험성 등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며 생활 능력에 현저한 저하를 가져온다. 우울증으로 인해 중요한 시험을 포기하거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게 되기도 한다. 직업적 성취를 이루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며 자기돌봄에 소홀하게 되어 당뇨나 고혈압 등 생활관리가 필요한 신체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약물치료가 중요, 의지로 치료할 수 있다는 환상 버려야

우울증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중요하며 특히 약물치료는 우울증의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항우울제는 시냅스 내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여 증상을 개선하며,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종류에 따라 SSRI, SNRI, TCA, NDRI 등 다양한 약제들이 있다. 약물치료를 시작할 경우 첫 1-2주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4-6주간 복용시 증상 개선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증상이 개선된 후에도 저하된 기능이 회복하고 재발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도록 유지치료를 수 개월간 지속해야 한다.

의지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환상은 우울증의 치료에 있어 큰 걸림돌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건강할 때의 판단력과 낙관적 전망, 의지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우울증상을 극복하려 노력할 기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자기 비하와 절망감이 증가된 상태이므로, ‘왜 나는 의지로 극복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더 큰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변에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우울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치료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공유하고,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우울증이라고 생각되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알리고 도움을 받으며, 의료진의 면밀한 진료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 서현정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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