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좋은삼선병원비뇨의학과이영익과장
부산좋은삼선병원비뇨의학과이영익과장
종종 비뇨의학과 외래나 응급실로 땀을 흘리며 아랫배를 부여잡고 들어오는 환자들이 보인다. ‘소변이 안 나오고 힘을 줘도 몇 방울 나오다가 말아요.’ 라고 말하면 조금 긴장을 해야 한다. 십중팔구 급성요폐 혹은 급성요정체라고 불리는 증상으로, 방광에 소변이 꽉 차 있는 상태이다.

우리 몸에서는 소변을 지속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과팽창된 방광에 소변이 점점 더 들어오면 소변이 마려운 느낌과 이로 인한 통증이 심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치료가 늦으면 방광손상이 심해지고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서는 분당 1리터 정도의 혈액이 신장 동맥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하고 여기서 노폐물이 걸러져 소변이 만들어진다. 방광에 소변이 꽉 차 있어도 이 과정은 계속된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방광을 비워주지 않으면 방광은 지속적으로 팽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광은 한없이 많은 소변을 보관할 수는 없다. 대개 500ml 정도를 보관할 수 있으며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1L 정도까지도 보관할 수 있다. 소변이 모였는데도 배출이 되지 않으면 방광이 늘어나 손상을 받고 어느 이상 늘어나면 더 늘어날 수가 없다. 이 경우 신장에서는 더 이상 소변을 만들 수 없어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급성신손상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변은 신우,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 몸 밖으로 나가게 된다. 여러 이유로 이 길 중 어딘가가 막히는 경우가 생긴다. 대표적으로 요로결석, 전립샘비대증, 신경탓방광 등이 있다.

신장과 요관은 우리 몸에 2개씩 있기 때문에 한쪽이 막히더라도 다른 한쪽이 기능을 하므로 치명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방광에서 나가는 길이 막혀 버린다면 우리 몸에서는 소변이 나갈 수가 없다. 계속 펌프질이 되는 풍선처럼 방광은 부풀어 오르고 이는 심한 통증을 유발하여 병원을 찾게 된다.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은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은 남자에게만 존재하는 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기관으로, 중간에 방광에서 나가는 길이 있으며 여기에 위치한 괄약근이 항상 수축하고 있어 길을 막고 있다. 소변을 보려고 하면 괄약근이 이완되어 길이 열리고 소변은 그 길을 통하여 나간다. 전립샘이 비대할 경우 그 길이 좁아지게 되고 심하면 길이 완전히 막힌다. 또는 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도 그 길은 막힌다.

방광에서 나가는 길을 막는 환경적인 요인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대표적인 것들이 음주, 추운 날씨, 알파수용체 자극제가 포함된 감기약 등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는 괄약근의 수축을 일으켜 소변이 나가는 길을 열리지 않게 한다. 실제로 급성요정체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중 절반 이상은 음주, 감기약 복용 병력이 있다.

급성요정체가 의심되는 환자는 방광스캔을 통해 소변 양을 확인한다. 400cc 이상이면 급성요정체로 판단하여 단순도뇨 등을 시행하여 소변을 배출시킨다. 하지만 배출시키는 것을 넘어 일주일 정도 도뇨관을 유치하고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급성요정체는 대개 방광손상을 일으켜 당분간 수축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근본원인을 파악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급성요정체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많이 생기지만 수술 후, 전신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한 방광기능저하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 감별을 잘 해야 한다. 소변을 자주 본다고 소변을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방광이 항상 꽉 차 있어서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이 넘쳐서 새는 범람성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환자에게 과민성방광 혹은 절박성요실금 등 진단을 내려 항콜린성 약을 쓰게 되면 환자에게는 독이 될 뿐이다. 반드시 병력청취를 자세히 하고 방광 스캔 등 객관적인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급성요정체는 급격한 혈압상승을 야기해 실신, 뇌출혈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에는 정체된 소변만 배출시켜 주면 바로 회복이 된다.

평소에 소변줄기가 약하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이 나올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하고 소변을 본 이후 계속 방울방울 나오는 등 증세가 있는 사람은 꼭 의료기관을 방문해 배뇨장애에 대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글 : 좋은삼선병원 비뇨의학과 이영익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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