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독성 약물과 항체를 결합한 표적항암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가 9조원 ... 글로벌 제약사 외에도 국내 기업들 기술 이전 등 개발 준비에 분주
ADC는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에 암세포의 항체를 결합한 표적항암치료법이다. 암세포에서 나오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고 페이로드를 암세포에 직접 전달해, 약물이 암세포와 그 주변에만 적용되도록 유도한다. 페이로드가 다른 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만 효과적으로 사멸시켜 기존의 항암화약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ADC는 암세포에 반응하는 항체, 세포 독성 약물인 페이로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링커, 그리고 결합기술인 컨주게이션 등의 기술이 요구된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가 임상3상에서 안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면 가능성을 입증했고, 여러 제약사들도 ADC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9~2021년까지 8개의 ADC가 FDA의 승인을 받은 것에 비해, 2022년에는 57개의 새로운 ADC가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해 90%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ADC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은 2022년에 249개가 시작되어 2021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 같은 ADC개발에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1조6천억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3월에는 포순제약이 기술이전 받은 LCB14가 임상3상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종근당은 올해 2월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시나픽스와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으며, 삼진제약 역시 지난 1월에 항체 신약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셀트리온은지난해 10월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피노바이오'와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한미약품은 이보다 앞서 2021년 7월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텀바디’를 적용한 ADC 공동연구 및 개발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ADC 위탁생산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ADC CDMO 시장에 진출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1분기에 생산을 모교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올해 초 최근 BMS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북미 최고의 ADC 위탁생산 센터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기업 중에는 화이자, 바이오엔텍, 암젠 등이 ADC개발 경쟁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ADC 대표기업 시젠(Seagen)을 430억 달러(약 56조원)로 인수했으며, 바이오엔텍은 중국 듀얼리티 바이오로직스로부터 ADC 후보물질 2종을 약 1억7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도입했다. 암젠은 시나픽스, 국내기업 레고켐바이오 등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현재 ADC 개발을 위해 시험 중인 두 가지 주요 암 표적은 HER2와 TROP2이며, 이는 임상 개발에서 모든 ADC 프로그램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항체, 컨쥬게이션, 링커, 페이로드를 포함하여 ADC의 모든 기술에 상당한 투자와 연구가 이뤄져서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새로운 링커 기술 33개가 임상시험 중이며, 페이로드 역시 새로 60여개가 임상시험 중에 있다. 특히 기존에 페이로드의 작용기전은 51%가 튜불린 억제제(tubulin inhibitors)로 다소 제한적이었으나, 2022년 들어 이 기전의 페이로드가 25%로 줄어드는 등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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