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 초반에 증상없으나 방치하면 걸음 불가능... 지나친 음주와 흡연 그리고 스테로이드 제제 오·남용이 위험 요인으로 추측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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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 씨는 10대 시절,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을 심하게 앓았다. 가렵고, 갈라지고 피가 나는 탓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할 수밖에 없었다. 30대 직장인이 된 지금은 피부 증상이 완화되어,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탓에 한 주에 서너 번은 저녁 술자리를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허리 밑 부분과 엉덩이가 아파 일어 날 수가 없었다. 억지로 일어나 출근을 하기는 했지만 통증은 계속되었다. 할 수 없이 휴가를 내고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결과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질환' 하면, 보통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 특히 임신, 출산으로 뼈가 약해지고 오랜 시간 가사활동을 해 온 중년 여성에게서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는 20~40대 젊은 층, 특히 남성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질환이다.

허벅지 뼈를 대퇴골이라고 한다. 이 뼈의 가장 윗부분은 둥그런 머리처럼 되어 있어, 대퇴골 두(頭)라고 한다. 골반뼈의 아래쪽 부분과 맞물려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을 이루고 있다.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 골두로 가는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뼈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괴사된 뼈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 괴사 부위가 붕괴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지나친 음주와 흡연 그리고 스테로이드 제제 오·남용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40대 남성에서도 빈발하는 것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조인제 과장은 “사실 처음 괴사가 시작될 때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괴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 괴사된 뼈가 뭉개지기 시작하면, 그제야 통증이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초기 증상은 걸을 때 허벅지와 골반 부위가 아프고 당기는 것이다. 여기서 더 발전하면 고관절이 점차 오그라들어 양반다리를 하는 것이 어렵고 증상이 있는 쪽의 다리가 점점 짧아진다. 통증이 심해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예후가 가장 확실하며,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는 바로 인공관절 수술 이다. 고령 환자의 경우 증상이 경미한 경우라도 원래 관절을 유지하며 끙끙 앓는 것보다, 수술을 시행해 새 관절로 갈아 끼는 것이 낫다. 한편 젊은 층의 경우 괴사 부위가 크고 괴사가 많이 진행되어 골두에 변형이 온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조인제 과장은 “특히 최근 시행되고 있는 최소절개 인공관절 수술은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수술한다”라고 말하며 “근육과 힘줄을 최대한 보존해 합병증과 부작용을 현저히 줄였다. 출혈이 적어 따로 수혈할 필요가 없으며, 재활치료를 통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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