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21세기병원한상엽원장
광명21세기병원한상엽원장
무릎 관절에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뼈끼리의 충돌을 방지하며, 다리를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연골조직이 존재한다. 이 연골은 부드럽고 얇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자극이 가해지게 되면 쉽게 손상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연골이 점차 닳아져 심한 경우 뼈끼리 충돌하면서 심한 무릎 통증을 유발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이름 그대로 노화로 인해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서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무릎 외에도 어깨, 손가락, 손목, 발목 등 모든 관절에 발병할 수 있으나 사용량이 많은 무릎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통증과 함께 보행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관절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한 연골의 마모가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주로 60대 이후 연령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키는 생활습관, 비만 등으로 비교적 젊은층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발병하기도 하며, 사고로 인한 외상,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나 십자인대파열과 같은 부상 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이차질환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운동이나 활동 중 부상이 발생했다면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의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지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악화될수록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난다. 이는 연골에 통증을 느끼는 세포가 없기 때문인데, 이미 증상이 느껴지는 상태라면 연골의 마모가 상당히 진행된 후일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접어든 경우에는 움직이지 않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다리가 O자형으로 변하거나 보행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때는 수술적 치료를 피하기 어렵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환자의 나이, 통증, 연골의 손상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초기에는 연골의 손상이나 염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와 함께 근력운동,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기나 말기에 이르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개선이 어려우며, 특히 연골이 거의 다 닳아 뼈와 뼈가 맞닿은 말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아주 중요한 질환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관절의 내외측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전치환술과 손상된 부위만 부분적으로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관절의 손상부위가 넓고 관절 변형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라면 전치환술을 피할 수 없지만 관절의 앞쪽, 바깥쪽에 이상이 없고 연골 내측만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부분지환술이 가능하다.

인공관절 치환술이라고 하면 수술 후 다리 움직임이나 추후 재수술에 대해 많이 걱정하지만 수술 후 무릎 관절이 구부러지는 정도는 평균 120~130도 정도로 이른바 ‘뻗정다리’ 라고 하는 의자에 앉거나 걷기가 힘들 정도로 무릎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명이 지금보다 짧아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인공관절의 수명은 15년 이상으로 실제 25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은 적절한 강도로 시행해야 하며, 평소 앉는 자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좌식 생활이 습관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양반다리나 무릎을 굽히고 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자세는 연골을 마모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글 : 21세기병원 한상엽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