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신명외과의원김상현원장
현명신명외과의원김상현원장
인간은 성장기를 거쳐 일정한 시간에 이르면 노화가 시작된다. 이를 다른 말로 퇴행성 변화라고 하는데, 보통 피부 탄력 저하, 주름, 흰 머리, 노안, 관절 통증, 허리통증 등과 같은 증상들로 눈치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나 척추·관절 통증은 퇴행성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퇴행성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어 증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 퇴행성 변화에 따른 척추·관절 질환은 반드시 수술을 해야 개선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어 비교적 소극적인 자세로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있다. 척추·관절 질환은 방치 시 점점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그 보다 중요한 점이 있다면 척추·관절 질환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X-ray나 초음파, CT, MRI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퇴행성 소견이 나왔다고 해도 흰머리나 주름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판독지에 이상 소견이 보인다 해도 환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이상 소견에 부합될 정도로 통증이 크지 않고 단순히 불편한 정도의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망치든 자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역시 눈으로 볼 수 있는 퇴행성 변화가 현재 증상과 맞지 않다면 수술은 적합한 치료법이 아닐 수 있고 그 외 치료를 총칭하는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통계적으로 보면 전체 척추 디스크, 협착증 환자 중 수술까지 가는 환자의 비율은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에 아홉은 비수술 치료 대상이라는 것이다.

정상 퇴행성 변화 감별을 위해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뤄졌다면 그 이후에는 환자의 삶을 고려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환자 각자의 삶 모두 다르다. 게다가 환자들 대부분은 본인에게 찾아온 질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삶을 살아가느라 통증을 참는 경우가 많다. 의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환자의 삶에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환자 개개인의 생활 패턴 및 습관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캐치하고 환자의 성별, 나이, 직업적 특성, 건강 상태, 질환의 심각도 등을 감안하여 그에 맞는 현명한 치료법을 조합한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척추·관절 비수술 치료 중 도수치료를 간혹 기분에 따라 원할 때 받는 마사지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도수치료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치료사 한 명이 양성되기까지 최소 15년 이상이 소요되는 수준높은 근골격계 질환 치료법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의료진, 치료사의 조언 하에 주 2~3회 집중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하길 바란다.

(글 : 현명신명외과의원 김상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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