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늦은 새벽까지 잠들기 힘들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다면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란 이상적인 수면 시간대가 지연돼 원하는 시간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일종의 수면장애를 말한다. 예를 들어 수면장애가 없던 과거에는 밤 11시에 취침해 아침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새벽 3시에 잠들어 오전 11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즉 잠드는 시간이 늦어진 만큼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고, 지각을 자주 하는 것은 물론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는 졸음이 쏟아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대부분 이러한 증상을 불면증과 혼동하게 된다. 불면증은 수면 중 의지와 관계없이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증상을 보이지만,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잠들며 수면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한다.
사람은 24시간 동안 특정 생물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이라는 생체 시계를 지니고 있다. 쾌적한 수면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의 수면 시간이 일주기 리듬의 수면 시간과 일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일주기 리듬이 다른 사람보다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도록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사춘기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7~16%가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활동량이 감소하고 등교일 수가 줄어들면서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사람의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단순히 취침 시간이 늦춰지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식욕저하, 집중력저하로 이어지기 쉽고 생리불순, 두통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쉽게 오기도 하며 만성피로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어 되도록 의료진에게 진단받은 후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기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상 후 밝은 빛을 쫴 멜라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다만 스스로 생체 리듬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될 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수면,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글 :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이상섭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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