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은 우리 눈 가장 안쪽에 위치한 얇은 막으로, 시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로 치면 필름처럼 상이 맺히는 부분으로, 이곳이 손상되면 시력 저하나 실명을 면하기 어렵다. 망막에 혈류를 제공하는 망막혈관은 망막동맥부터 망막정맥까지 매우 다양한데 망막정맥은 다시 망막중심정맥과 망막분지정맥으로 나뉜다.
망막정맥폐쇄는 시신경 유두사상판 또는 동정맥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심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혈류가 지나가지 못하고 멈추게 되면 혈관 안의 압력이 상승하여 피가 터져나와 심한 망막출혈, 누출, 망막 부종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다행히 혈관이 즉시 파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몸은 멈춘 혈류를 어떻게 해서든 흘러가게 만들려 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우리 눈에 해가 되는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랄 수 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신생혈관은 너무나 약하기 때문에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결국 망막 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여 시력을 크게 약화 시킨다.
망막분지정맥폐쇄와 같은 질환이 왜 발생하는 것인지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혈액 순환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 예컨대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면 망막정맥폐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성보다는 남성이, 젊은이보다는 60세 이상 노인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우리 눈에서 비교적 큰 혈관인 망막중심정맥이 폐쇄되었다면 즉시 시력 감소로 이어져 빠른 시일 내에 안과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망막분지정맥폐쇄의 경우에는 폐쇄된 위치에 따라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이를 제 때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위치에 따라서는 시력 감소나 시야 장애, 비문증 등이 나타나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빛간섭 단층촬영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한 후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레이저 광응고술, 유리체강 내 약물 주사치료, 유리체절제술 등을 적용해야 한다.
망막분지정맥폐쇄를 비롯해 망막 혈관 폐쇄 질환은 주로 한쪽 눈에만 발생하나 다른 쪽 눈에도 덩달아 생길 수도 있다. 또한 고혈압 등 혈액순환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발병하기 쉬우므로 철저한 건강 관리로 혈관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주의해야 한다. 재발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연 1~2회 안저검사 등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서울퍼시픽안과 배소현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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