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고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체온보다 2~3도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환을 둘러싼 음낭은 다른 피부와 비교할 때 유독 피하지방이 적고 주름이 많다. 이는 고환의 열 발산이 용이하도록 형성된 구조적 특성이다. 만약 고환의 온도가 상승한 채 장시간 방치되면 정자 운동성 감소 및 기형 정자 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고환의 위치가 올바르지 않아 불임, 고환암 등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환은 태생기에 복강 내 존재하다가 출생 전 음낭 쪽으로 하강한다. 그러나 일부 태아의 경우 정상적으로 고환이 내려오지 않고 복강 속에 머무르는 현상을 겪는다. 이를 잠복고환이라고 부른다.
잠복고환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음낭에서 고환을 당기는 줄이 온전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복강 내 압력이 정상치보다 낮은 경우, 선천적으로 고환 상태가 비정상적인 경우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더욱 큰 문제는 잠복고환이 발생해도 관련 증상이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복고환 발생 시 고환은 보통 서혜부와 같은 고환의 하강 경로에 위치해 있다. 드물게 뱃속에 자리를 잡거나 퇴화한 경우도 있다. 1세부터 고환 변성이 이뤄지고 4세 이후 딱딱해지며, 6세 정도에는 고환이 점점 작아지는 임상적 양상을 나타낸다.
만약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불임, 고환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아기의 잠복고환 증상을 부모가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이 필수다. 아이 음낭이 작거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 경우, 성기 모양이 비정상적인 경우 등이라면 병원에 내원해 아이 고환 상태를 정밀 진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복고환 치료 타이밍은 생후 6~12개월 정도가 권장된다. 잠복고환이 생후 6개월 이전에 자연 하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늦어도 생후 18개월 안으로 치료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고환 촉진 결과 잠복고환이 의심된다면 초음파 검사로 서혜부, 복부 등을 확인하여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음낭에 고환주머니를 생성한 뒤 고환을 음낭에 내려 고정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비교적 수술 위험도가 낮고 성공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글 : 골드만비뇨의학과 이창기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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