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병원양형규대표원장
서울양병원양형규대표원장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변이나 항문통증을 호소하는 치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 주위에 발생하는 농양 등 항문 질환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은 치핵을 말한다. 원래 치핵은 변과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항문을 폐쇄시키고, 변이 항문관을 통해 나올 때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항문쿠션조직이다. 하지만 변비, 잘못된 습관 등으로 인해 복압이 증가하면서 정맥 순환이 원활해지지 않아 직장 주위의 혈관이 늘어나면서 생겨난다.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면 항문 주변의 모세혈관이 수축되어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치핵은 치상선을 중심으로 위쪽 피부 조직에 발생하면 내치핵, 아래쪽에 발생하면 외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의 90% 정도는 내치핵으로 탈출 정도와 상태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구분하는데 ▶1도: 치핵이 항문 안쪽에만 있는 초기 상태 ▶2도: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 ▶3도: 배변 시 힘을 주면 치핵이 항문 밖으로 빠져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줘야 하는 상태 ▶4도: 빠져나온 치핵을 넣을 수 없거나 넣어도 다시 나오는 상태, 총 4단계로 나뉜다. 1, 2도의 경미한 수준이라면 불편감 없이 가끔 배변 시 출혈만 있지만 3, 4도에 이르면 통증과 출혈이 잦아지고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신체 피로도가 증가할 때 혈전성 치핵이나 감돈 치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3, 4도의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워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치질수술이라고 하면 극심한 통증이 있다는 이유로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튀어나온 부위를 모두 잘라 내거나 뿌리가 되는 주변 부분까지 다 잘라 묶어버리는 과거 수술법 때문에 생겨난 오해이다.

최근에는 툭 튀어나온 치핵 부위를 다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최소 부위만 절개, 항문은 보존하고 통증은 줄인 거상치질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거상치질수술은 비정상적인 치핵을 2~3mm 정도만 절제한 뒤 점막 아래에서 위로 올려 고정하는 수술로 수술 후에도 조직이 남아있어 항문의 모양과 기능을 가능한 한 원형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도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치핵은 개인에 따라 증상, 통증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으로 적합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한 치핵의 주 증상인 배변 시 불편감이나 출혈 등은 직장암, 대장암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로 제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이나 담배를 삼가고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배변 시간을 3분 이내로 하며 비데 사용으로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양병원 양형규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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