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학회는 지난 9일 ‘오미크론 변이 BA.4, BA.5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 정비에 관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의 제안문’을 통해 이 같이 발표했다.
제안문에서 이들 학회는 “최근 일일 전체 신환자의 15~20%가 18세 이하 환자로 소아청소년이 높은 비율을 보인다”며 “2022년 3월 3일부터 8월 3일까지 35명이 사망하여, 현재 19세 이하 사망환자의 85%가 지난 5개월 동안 발생했다”고 심각성을 짚었다.
또 “환자 수가 정점에 이를 8월에 환자들의 진료요구가 많아지면, 지금의 소아청소년의료체계에 부담이 가중된다”며 “국내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적절한 대응 시스템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소아감염 전문의와 보건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마련하고 소아확진자 급증에 대비할 것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진료 병상 및 진료 인력이 확보 △재택 치료와 외래기반 진료를 활성화하고, 환자 이송 및 의뢰, 응급의료 지원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조절할 것 △코로나19 외 필수적인 의학적 조치가 지연되지 않도록 의료체계 지원 등 4가지의 제안이 발표됐다.
이들은 “이전에 건강하였던 소아청소년 중에서도 폐렴 뿐 아니라 크룹, 세기관지염, 열성경련 등의 성인과는 다른 형태의 코로나19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근염, 뇌염 등의 중증 환자도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도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제안문의 원문이다.
<오미크론 변이 BA.4, BA.5 코로나19 대응 의료체계 정비에 관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의 제안문>
지난 2년 반동안 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2022년 초부터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소아 환자 발생이 증가하여 2022년 8월 3일 0시 기준 0-19세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4,975,813명으로, 이는 이 연령대 인구의 58.6%에 해당합니다. 또한, 최근 일일 전체 신환자의 15~20%가 18세 이하 환자로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0-19세 연령군의 누적 사망 환자수는 2022년 8월 3일 현재 41명으로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 2일까지 총 6명이었던 것에 비해 2022년 3월 3일부터 8월 3일까지 35명이 사망하여, 현재 0-19세 총 사망환자의 85%가 지난 5개월 동안 발생하였습니다. 소아청소년은 접촉빈도가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국내에서 전파율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재유행과 함께 코로나19 발생이 다른 연령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적절한 대응 시스템의 재점검이 매우 절실한 시점입니다.
BA.4/BA.5 변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8월에도 소아청소년 환자수의 급증에 뒤따르는 유증상 감염자와 중증환자의 증가로 이들의 진료 요구가 증가하여 소아청소년 의료체계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는 오미크론 변이 BA.4/BA.5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맞서서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유지를 위하여 의료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의료적 재난 상황에서도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1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의 대부분은 경증 경과를 보이지만, 일부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 환자에서 중한 경과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이전에 건강하였던 소아청소년 중에서도 폐렴 뿐 아니라 크룹, 세기관지염, 열성경련 등의 성인과는 다른 형태의 코로나19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심근염, 뇌염 등의 중증 환자도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됩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0-19세 코로나19 사망자수의 85%가 2022년 3월부터 7월 사이에 보고되었습니다. 이에, 급증하는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의료체계 점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아 진료체계를 현장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는 소아감염 전문의와 보건당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마련하여 정확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비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진료 병상 및 진료 인력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소아청소년 환자는 스스로 증상을 호소하기 어렵고 건강 및 일상 관리가 불가능하여 입원 시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간호요구도 또한 높아 성인과는 다른 의료적 특성들이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성장발달 단계를 보이며 기저질환도 성인과 차이가 있어, 보다 세심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BA.4, BA.5 유행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5명 중 한 명이 소아청소년인 국내 현실에서,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소아청소년 특성을 고려한 병상 배정과 의료진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전공의 부족으로 인하여 3차 의료기관 특히 지방 의료기관에서 소아청소년 응급실과 중증환자 병상의 정상적인 가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전담 전문 의료인력 투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중증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의료시스템의 확보를 위하여 지역별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진료 가능 병상과 의료인력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입원 치료를 비롯하여 응급 및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인 점검과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3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는 격리 중이라도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재택 치료와 외래기반 진료를 활성화하고, 환자 이송 및 의뢰, 응급의료 지원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여야 합니다.
재택 또는 외래 기반의 진료가 가능한 경증의 소아청소년이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면서도, 상급 의료기관에서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적절히 진료를 의뢰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가 정비되어야 합니다. 현재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어느 정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원활히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원스톱 진료가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도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보험 정책, 비용 지원 및 보상 등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게 보완되어야 합니다. 또한,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간단한 수액치료 등이 필요한 경우, 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지역기반 시설 및 인력 지원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재택치료 또는 외래 기반 진료 중에 갑자기 악화 소견이 발생하는 중증환자의 경우 빠르게 응급실이나 2-3차 기관으로 이송, 연계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조정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4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를 이유로 코로나19 뿐 아니라 기타 필수적인 의학적 조치가 지연되지 않도록 의료체계를 더욱 세심하게 운영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의 전파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기에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신생아의 출생, 수술, 기타 질환 등에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또는 병상 부족을 이유로 그 조치가 지연되거나, 원거리를 이동하는 일 또한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감염관리 지침을 적용하면서도 유연한 병상 전환과 인력 배치 등을 통하여 전반적인 의료체계를 세심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의 급증기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관련된 필수 의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에 맞서서,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체계를 다시 점검하여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8월 9일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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