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유나이티드병원최동일원장(통증의학과전문의)
강남유나이티드병원최동일원장(통증의학과전문의)
잠시 주춤했던 장마가 다시 시작하면서 당분간 집중호우와 찜통더위로 날씨 변화가 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맘때쯤이면 유독 ‘삭신이 쑤시고 시리다’는 어르신이 급증한다. 이러한 신체의 변화로 어떤 이들은 ‘비가 오겠구나’하고 궂은 날씨를 예측하기도 한다. 실제로 관절 내부는 외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008년 존스 홉킨스 건강정보보고서에 따르면 관절 안에 염증이 있는 사람일수록 궂은 날씨 기압과 습도 변화에 통증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압과 기온은 낮을수록 습도는 높을수록 관절 내부의 기압은 상승한다. 이에 따라 관절막이 팽창해져 부종이 심해지고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근육이나 힘줄은 늘어나고 통증이 심해지고 퇴행성 관절염 진행도 가속화된다.

우리나라 장마철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무려 80~90%까지 오른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 때문에 어느 때보다 관절 내 압력이 상승하며 활액막의 신경과 근육조직에 자극이 생겨 통증에 더욱 민감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날씨가 흐린 날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무기력해지고 활동성이 저하된다. 신체 지각신경도 예민해져 허리, 무릎 등의 관절통은 더 잘 느껴진다. 게다가 극심한 무더위에 장시간 에어컨, 선풍기의 찬 바람을 쐬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장마철에 심해지는 통증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먼저, 주변 습도는 40~60% 수준으로 조절한다. 제습기를 돌리거나 흡습 능력이 있어 제습에 효과적인 커피 가루, 참숯, 소금, 신문지, 향초 등을 활용하는 천연 제습법을 활용한다. 화장실은 환풍기를 돌리거나 문을 열어 통풍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 제습기가 없다면 3~4일에 한 번은 창문을 열어놓은 채 보일러를 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6도 이내로, 실내 온도를 26도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때 몸에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 기운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 시 소매가 긴 옷, 긴 바지를 입거나 무릎 덮개로 관절 부위를 덮어 바람을 최대한 피한다. 외출 시에는 외부시설 냉방 가동에 대비해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냉방기에 노출된 뒤 통증이 심해졌다면 해당 부위에 온찜질을 한다.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므로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 어렵겠지만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 동작을 해주는 것도 좋다. 관절도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허리 통증이나 무릎 관절통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한다면 조직 손상이 심하고 퇴행성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 : 강남유나이티드병원 최동일 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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