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미항외과강동범대표원장(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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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치질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치질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016년 54만9,057명에서 2020년 61만3544명으로 5년 사이 약 5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질은 특히 요즘 같은 고온다습한 여름 장마철에 악화되기 쉽다. 더운 날씨로 인해 항문 주변 혈관이 확장되고 땀 배출량이 늘어 변비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분비물이 늘어나면서 항문소양증으로 인한 가려움까지 동반해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다.

치질은 항문에 덩어리가 생기는 ‘치핵’,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이나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이 발생한 ‘치루’를 모두 아우르는 명칭이다. 이중 치핵이 치질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항문은 점막하 미세혈관이 모여 있는 탄력적인 조직이다. 이 곳에 압력이 가해지면 변성이 생겨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해 덩어리가 발생, 그 덩어리가 커지면서 치핵이 발생한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습관이나 복부비만 또는 임신으로 하중이 계속되는 경우, 과도하게 차거나 따뜻한 환경으로 혈관을 자극하는 행동이 주요 원인이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1도: 대변을 볼 때 가끔 출혈 증세가 있기는 하지만 치핵이 항문 내부에서 빠져나오지 않은 상태 △2도: 대변을 볼 때마다 출혈이 동반되거나 치핵 부위가 항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저절로 들어가는 상태 △3도: 돌출된 항문 조직을 손으로 넣어줘야 들어가는 상태 △4도: 항문 조직을 손으로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 총 4단계로 악화 정도에 따라 나눠진다.

1~2기 정도는 경미한 증상이기 때문에 좌욕, 식이요법,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방법으로 치핵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했으나 변화가 없고 지속적인 통증과 출혈이 생기거나 이미 3~4기 정도로 진행했다면 보존적 치료보다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치질 수술은 풍부한 임상경험과 미세한 절개술을 통해 진행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치질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대장질환의 위험도 있으므로 치질 치료 중 대장질환이 의심될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 및 시술이 해당 의료기관에서 함께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용변 후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면 대장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치질에 의한 증상인 경우가 다수다. 질환 특성상 감추기 급급해 치질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모든 질환이 그렇듯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망설이기 말고 빠르게 내원해 치료받길 바란다.

치질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문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음식 섭취는 줄여야 한다. 원활한 배변을 돕는 현미, 고구마, 미역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하루 1.5~2리터의 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화장실에 오랜 시간을 앉아 스마트폰을 보거나 차고 딱딱한 바닥에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위 혈관을 팽창시켜 치핵을 유발하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글 : 굿모닝미항외과 강동범 대표원장(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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