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헬여성의원이희선원장
서울라헬여성의원이희선원장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면서 여성들이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난자를 냉동한 후 임신을 원할 때 어떤 과정을 통해 임신 시도를 하게 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냉동 난자를 이용하여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를 통해 자세한 시술 과정을 알아보자.

39세에 내원해 두 차례에 걸쳐 난자를 냉동한 A씨는 1차에 15개, 2차에 14개의 난자를 채취해 총 29개의 난자를 냉동했다. A씨는 41세에 결혼을 한 후 다시 방문해 2년 전에 냉동해 두었던 난자를 이용해 첫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다.

첫 번째 시술에서는 8개의 난자를 해동하여 6개가 수정되었고, 이 중에서 3개의 수정란을 이식하였는데 결과는 비임신이었다. 이후 자궁경 검사를 통해 미세폴립과 염증 소견이 발견되어 폴립 제거와 항생제 치료를 했고, 그 이후에 이루어진 2차 시험관 시도에서 난자 7개를 해동하여 7개가 수정되었고, 이 중에서 3개의 수정란을 이식하여 임신에 성공하였다. 이후에도 별 이상 없이 건강하게 임신이 진행되어 무사히 분만을 위한 산과로 전원한 케이스다.

냉동 난자를 이용하여 시험관 시술을 할 때는 이미 채취되어 있는 난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마취나 수술 등의 힘든 과정 없이 편안하게 임신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리 3일째부터 경구용 호르몬 치료제를 복용한 후 자궁 내막이 착상을 위한 준비가 되면, 냉동보관되어 있던 난자를 해동해 남편의 정자와 수정시킨다. 수정란은 3~5일간 배양하여 자궁 안에 이식하는데, 이식할 때 통증은 거의 없고 10분 내외로 금방 끝난다. 호르몬 치료는 경구용 호르몬제를 주로 사용하고, 이식 전후로는 약간의 주사제나 질정을 같이 사용한다.

애써 냉동해 놓은 난자를 해동했을 때 못쓰게 될까봐 우려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동결된 난자의 손상률을 줄이기 위해 ‘유리화 동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고농도의 동해방지제를 이용하여 세포질 내의 수분을 빠르게 제거하고, 세포를 초저온의 액체질소에 바로 넣어 빠르게 동결시키는 급속 냉동 방법이다. 동결 과정에서 세포질 내에 얼음 결정이 형성되지 않아 난자 내 손상이 거의 없어 생존 성공률이 매우 높다. 생존한 난자들을 수정시켰을 때 수정률은 평균 70% 정도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연령에 따른 임신율을 감안하면 냉동하는 난자는 많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난소기능검사나 연령,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 개수를 냉동할지에 대한 계획은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글 : 서울라헬여성의원 이희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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