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후 주먹 쥐기 어렵고 뻣뻣한 증상 있다면 통증 없어도 진료받아야
손가락 변형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게 바로 ‘굴곡지’다. 이 ‘굴곡지’는 선천적으로 새끼손가락 끝마디가 안쪽으로 휘어진 변형이다. 굴곡지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기능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다. 또 손가락 일부가 유난히 짧은 ‘단지증’도 손을 사용하는 데 있어 큰 불편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이 ‘단지증’도 선천적으로 발생하는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지증’은 외관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미용 목적으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후천적인 손가락 변형 중에는 ‘백조목 변형’이 많이 발생한다. 백조목 변형은 손가락의 마지막 마디가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두 번째 마디가 안으로 휘는 변형이다. 마치 손가락 끝마디와 두 번째 마디가 백조의 머리와 목과 같다 하여 ‘백조목 변형’이라고 부른다. 이 백조목 변형은 망치 수지(손가락 끝마디의 펴는 힘줄이 떨어져 발생)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백조목 변형이 심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꼭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 백조목 변형은 자가면역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변형이 심할 경우 손가락을 구부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가 필요한 손가락 변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단추구멍 변형이다. 단추구멍 변형은 백조목 변형과 반대로 휘어지는데, 손가락 두 번째 마디가 구부러지고 마지막 마디가 펴지는 후천적인 변형이다.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나기태 부원장은 “단추구멍 변형의 경우 백조목 변형과는 다르게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손은 펴는 것보다 물건을 잡는 등 구부리는 동작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데, 단추구멍 변형일 경우 주먹을 쥘 때 기능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또 백조목 변형의 경우 대체적으로 변형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단추구멍 변형은 계속해서 병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육손이’로 불리는 ‘다지증’은 한 쪽 손의 손가락이 선천적으로 6개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1세를 전후하여 수술을 하기 때문에 성인에게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 하나 혹은 둘 이상의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 ‘거대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희귀한 질환이긴 하지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원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나기태 부원장은 “손가락 변형은 기능장애 뿐만 아니라 외관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손가락 변형이 의심된다면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기보다는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그에 따른 적극적인 치료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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