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경찬한의원라민영원장
라경찬한의원라민영원장
봄기운이 완연한 5월,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다. 5월은 이렇듯 큰 일교차와 1년 중 가장 건조한 봄철 특유의 공기 때문에 비염 증상의 악화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기이다.

환절기마다 비염 증세가 심해지는 사람들은 아마 알레르기 치료제를 복용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의 증상을 완화하려고 알레르기 치료제만 사용하면서 코의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결국 하비갑개의 손상과 기능 상실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하비갑개란 코의 세 가지 점막 중 가장 아래에 위치해 비강 점막의 대부분의 일을 하는 가장 큰 점막이다. 폐와 연결된 호흡기 계통으로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져 외부의 공기가 우리 몸과 가장 처음 만나는 기관이다. 외부의 무작위한 공기가 우리 몸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알맞은 온도와 습도의 공기를 만들어서 폐에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염은 하비갑개의 온도 및 습도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며, 소아 비염, 성인 비염, 노인성 비염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나 소아 비염을 앓는 아이는 반드시 초기에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성장기의 아이가 비염을 앓는다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성장호르몬이 나오는 것에 방해가 되며,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끼쳐 성적이 떨어지게 되기도 한다.

또 이는 결국 성인 비염으로 이어져 만성 비염을 앓게 될 수 있다. 성인 비염도 소아 비염의 증상과 비슷한데, 심한 재채기와 콧물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계속되는 증상으로 점점 건조함이 악화되면서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기침, 코피, 불면까지 나타나 일상생활이 위협받는다. 마지막으로 노인성 비염도 증상은 비슷하나, 노화로 인한 코의 해부학적, 기능적 변화로 인해 비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노인성 비염이라고 불린다. 다른 말로 위축성비염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노화로 인해 콧속의 신경이 망가져 적절하게 콧물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망가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콧물이 줄어들면서 기억력을 향상시켜주고 학습 능력을 높여주는 아세틸콜린의 분비도 줄어들면서 일반인보다 치매 위험을 3~4배 높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의 알레르기, 계절성, 약물, 임신 등 비염의 원인은 다양하게 알려져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염이란 코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코가 습도와 온도를 잘 조절하고, 좋지 못한 공기들을 정화하여 폐 깊숙이 들여보낼 수 있도록 코의 기능을 제대로 하는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하비갑개 회복을 위해 한약을 코에 직접 뿌리거나 복용하는 등의 치료법을 적용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와 더불어 주변 생활 환경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가을, 겨울, 봄철에 방의 온도는 25도 이상을 유지하고 습도는 60% 이상을 유지하도록 가습기를 사용해 코에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코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찬 바람이 불 때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라경찬한의원 라민영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