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의료재단세강병원송정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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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엄앵란씨가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에 방청객으로 참여하여 실시한 건강검진 상 유방암을 진단받은 내용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해진 적이 있다. 다행히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으로 무사히 수술 후 회복하여 현재 다시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중이다. 이후에도 서정희, 윤선희 등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유방암 진단 소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8년 국제암 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은 북미, 서유럽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 최고로 발생률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질환으로 2012년에 비해 2018년에는 발생률이 23% 증가하였고 지난 2018년에는 전세계에서 209만명의 유방암환자가 새로이 발생하였다. 이제 유방암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여성암으로 전체 여성암의 24.2%를 차지하며, 사망률 또한 15%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중 가장 흔하며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에 따르면 2017년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의 20.3%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유방은 발생률은 높지만, 사망률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건강검진에 의한 조기진단비율 상승과 표준화된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결과 유방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방암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 현재까지 유방암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이 어느 정도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실생활에서 많이 언급되는 몇 가지 유방암과 관련된 위험인자로는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의 증가, 비만, 운동, 음주, 호르몬대체요법이나 경구피임약, 유전자변이 등이 있다.

비만은 유방암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유방암 치료 결과와 재발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BMI)가 5kg/m2 증가 시 유방암의 발생 위험도는 8~19% 증가 한다고 알려졌다. 체중이 증가하면 인슐린, 에스트로겐, 성장 인자 등의 암세포 성장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 증가해 유방암 진행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2차암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내장지방은 체내 인슐린 농도를 높이며 에스트로겐을 과도하게 생성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말라 보이지만 체내 내장지방 수치가 높은 마른 비만 여성들도 조심해야 한다. 유방암의 진단에 있어서도 국내 유방암 환자 분석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0기와 1기에서는 정상 체중 여성의 비율이 44.6%가량 컸지만 2기에서는 비만 여성의 비율이 5.4% 더 커졌고 4기에서는 비만 여성이 4배 정도 많았다. 비만으로 인하여 진단이 늦어지거나 빨리 진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2019년 코로나 이후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한 비만인구의 증가는 유방암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질병관리청조사를 따르면 국내 여성 비만 인구는 2021년 기준 2만494명으로 2017년보다 1.7배 증가하였다. 활동량이 및 운동량 감소, 서구화된 식습관, 배달음식의 증가는 여성 비만 인구 증가로 이어져 코로나 이후 유방암의 발병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암을 안 생기도록 막을 수는 없지만 적절한 체중관리와 운동을 통하여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암의 조직발견을 위한 적절한 검진도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암의 조기 발견과 사망률 감소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2001년 5대 암을 선정하고 표준 암검진 권고안을 개발하여 시행 중이다. 40-69세 무증상 여성은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유방암 검진을 2년마다 시행하는 것을, 70세 이상의 무증상 여성은 임상의와 상의 후 결정할 것을 검진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선별 검사 후 만약 이상 소견이 있다면, 실제 질환의 확인을 위한 초음파 등 추가 진단적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유방에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유두 분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여성은 검진보다는 임상의의 유방 진찰과 같은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여성은 서구와 달리 치밀유방의 비율이 높으며 40~50대여성이 유방암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30대 이하의 유방암도 전체 유방암의 10%정도를 차지하므로 자가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또한 이상 소견시 즉시 의사검진을 시행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송정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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