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안과박성욱원장
GS안과박성욱원장
우리는 빛을 통해 세상을 본다. 어떤 물체가 보이는 원리는 빛이 시각 신경을 자극해서이다. 그런데 빛을 신경신호로 바꾸는 신경 감각조직인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눈이 빛의 자극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시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앞을 볼 수 없는 ‘실명’ 상태가 된다.

통계에 따르면 망막 이상으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은 국내에서만 5만명 이상이다. 최근 고령화에 따른 유전자 결함과 노화, 당뇨 등으로 망막변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망막변성질환은 망막의 시세포 및 망막색소상피세포의 변성 및 소실로 실명에 이르게 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망막변성질환의 종류는 크게 유전자 이상으로 망막색소변성이 일어나 시력이 영구 소실되는 유전성 망막질환, 노화로 시 기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망막 내 황반에 변성이 일어나 물체가 휘거나 굽어보이고 특정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는 황반변성, 당뇨로 인한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당뇨 망막병증 등 세 가지로 분류한다.

선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망막질환과 달리 황반변성은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을 가리키며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부위인 황반이 변성돼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노화가 주 원인이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50세 이상 성인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심각한 질환 중 하나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주목해야 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황반변성 유병률은 50대에서 14.2%, 60대에서 17.4%, 70대 이상에서 24.8%에 이르러 50세 이상 성인의 약 7~9%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그중 10%는 실명에 이르게 된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질환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눈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황반의 변성이 진행되면 망막이라는 신경부가 손상되어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고 휘어져 보인다. 시력이 점차 저하되다가 결국에는 시야 중심부가 까맣게 보이는 암점이 생기게 된다.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노화로 생기는 ‘산화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망막 밑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줘야 하는데, 이는 금연, 체중감소, 건강한 식이습관, 혈압조절 등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가능하다. 금연과 꾸준한 운동, 외출 시 선글라스 착용,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견과류 등 챙겨먹기 등을 실천하고 루테인 제아잔틴 등이 포함된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다. 초기에 발견하여 항체 주사로 치료하면 70~90%의 환자들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시력이 갑자기 저하되거나 사물이 휘어져 보이면 즉시 안과에서 정밀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황반변성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글 : GS안과 박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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