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아의 초경 나이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조기 초경의 기준은 초경 나이 10.5세 미만인 경우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20년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35만 1006명(12~18세)의 참가자 중 3%가 10.5세 이하의 나이에서 초경을 시작한다고 분석해 10.5세를 한국 여아의 조기 초경 나이 기준으로 보고했다. 현재 60-04세 여성들의 평균 초경 나이가 16.3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경 나이는 매우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성장기 발달 단계는 일반적으로 유아기(0~6세), 아동기(6~12세), 청소년기(12~18세)로 나뉜다. 아동기 주요 발달 과업으로 신체 발달, 운동 기능 및 근력 발달 활동, 지적 흥미의 다양화, 또래 집단 형성, 적절한 성 역할 학습, 도덕은 물론 규칙적인 생활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교과 공부 외에도 꼭 필요한 것이다.
달라진 생활환경, 성장기 아이들이 잃은 것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아이가 학교생활을 통해 습득해야 할 사회화 및 성장 발달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성장을 저해하는 불규칙한 생활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교감 신경계가 활발해진다. 부신피질에서 아드레날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는데 아드레날린은 심장박동의 증가, 혈압상승, 근육과 뇌 혈류의 증가를 유도한다. 이로 인해 과잉 흥분된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코르티솔 농도가 높아지면 식욕을 높이고 과식을 유발한다. 만성적인 코르티솔 과다분비는 포만감을 주는 렙틴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켜 내장지방 축적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식욕 증가, 근육량 파괴, 복부지방 증대, 에스트로젠 증가, 면역력을 약화한다.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 변화를 초래하여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외에도 유전, 소아비만,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수면 부족, 환경호르몬 노출 등이 성조숙증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거나 피지분비가 늘고 체취가 심해지는 성조숙증 증상이 시작되면 약 1년 반~2년 후에 초경을 한다. 그러나 현재 아이들의 성장 양상은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거나 전조 증상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대처할 시간이 없이 초경을 시작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평소 아이들의 몸 상태를 자세히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갑작스러운 초경을 대처하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처할 시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초경
생리혈의 색, 생리량, 주기와 관계없이 한 번이라도 피가 비추었다면 초경 시작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이로는 초 5~6학년, 키는 155cm에 초경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초경 시작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초경 시작 후에는 성장판 닫히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성장판이 열려있을 경우 평균 5~6cm 자란다.
조기 초경은 아이의 몸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또래 친구와 다른 신체 발달로 정서적 불안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생리불순 발생률을 높이고,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조기폐경,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성장판이 빠르게 닫히기 때문에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
키가 작은 상태에서 조기 초경을 시작했다면 생리를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뼈 나이와 성장판 닫히는 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조절해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초경은 멈출 수 없으므로 초경 직후가 키 성장을 관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다.
병원을 방문하기 적절한 시기는 눈에 띄는 신체적 변화가 시작되었을 때나 나이로 구분한다면 대략 초등학교 3학년 시기를 추천할 수 있다. △체중 관리 △균형 있는 영양분 섭취 △보양식품, 건강식품의 무분별한 섭취 피하기 △성장판 자극 운동 △환경호르몬 피하기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시간 줄이기 △규칙적인 수면시간 등 생활 습관 면에서도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가벼운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30분 이상 해 면역력과 체력을 키우고 성장판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과잉 영양일 경우 살이 찌지 않았더라도 뼈 나이가 빨라질 수 있기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식단과 적절한 운동계획을 상담하는 것이 좋다.
(글 :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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