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신장 기능 보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신부전 환자(N19 상세불명의 신부전)는 전 연령대에서 약 2만 2천명(21,81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세불명 신부전의 환자가 다음과 같은 소견을 보인다면, 유전성 희귀질환 ‘파브리병’이 원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파브리병은 세포 속 대사기질들을 분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리소좀 안에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α-galactosidase A)’라는 효소가 부족해 각종 장기에 당지질의 축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신장에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는 희귀질환으로, 주로 어린 시절에는 땀이 잘 나지 않는 ▲무한증과 ▲손끝과 발끝의 통증을 호소하고, 10-20대 시기에는 ▲단백뇨 ▲알부민뇨가 시작돼, 중장년에 이르러서는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진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시 돌이킬 수 없는 신장 기능의 손상으로 이어져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기도 하며 조기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한신장학회 전임 회장 김원 교수(전북대병원 신장내과)는 “파브리병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 질환이지만, 낮은 질환 인지도와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인해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파브리병 환자들의 진단 지연과 치료 공백기를 줄일 수 있도록 상세 불명의 신부전 환자들 가운데, 무한증이나 손발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던 환자가 있다면 환자의 가족과 함께 파브리병 스크리닝 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볼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파브리병은 X염색체로 유전되는 유전질환으로 가족 검사가 필수다. 파브리병 환자 1명이 진단된 경우 가계도를 바탕으로 가족들도 추가 진단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평균적으로 1명 확진 시, 친족 내에서 5명의 환자가 추가적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가족 검사를 통해 발견된 환자가 무증상일지라도 정기적으로 환자의 상태와 합병증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김원 교수는 "대증요법에 기댔던 과거와는 달리 파브라자임 등 임상 현장에 효소대체요법을 비롯한 여러 약제가 도입돼 효과좋은 치료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치료법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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