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유나이티드병원채수민원장(통증의학과전문의)
강남유나이티드병원채수민원장(통증의학과전문의)
바야흐로 OTT 전성시대다. 관련 플랫폼과 콘텐츠가 다채로워지면서 모바일이나 태블릿, 노트북을 이용하여 영화, 드라마 등의 동영상을 장시간 한 번에 몰아 보는 ‘정주행’이 미디어를 즐기는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으로 바깥 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방구석 극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자세로 장시간 동영상을 보는 습관으로 ‘손저림’,‘목 통증’, ‘어깨통증’이 증상이 나타나는 ‘흉곽출구증후군’을 겪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방구석 극장 일등석은 대부분 소파나 침대 위라는 것이다. 대다수가 안락하고 편안함이 느껴지는 푹신한 곳에 몸을 뒤로 젖히고 기대어 앉는 자세를 선호한다. 정주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엉덩이는 푹 꺼지고 허리와 목이 굽는 자세를 지속한다. 이런 자세는 척추의 S자 만곡이 무너지고 피로감이 쌓이기 때문에 척추에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허리 질환뿐만 아니라 거북목증후군, 목디스크와 경추 척추관협착증 등과 같은 목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손 저림, 목 통증, 어깨 통증 등 목디스크 증상과 비슷한 ‘흉곽출구증후군’으로 발전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이란 목과 어깨 연결부와 1번 늑골 사이 팔로 내려가는 상완신경총의 압박에 의해 신경병증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사각근, 늑골, 갈비뼈와 빗장뼈에 연결되어 있는 늑쇄골 인대, 윗가슴 밑에 자리 잡은 소흉근 등 흉곽 위쪽의 구조물들이 신경이나 혈관을 누르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목·어깨·팔이 쑤시고 아프거나 감각이 떨어지고 손과 팔에 저림과 부기, 근력의 약화, 피부색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통 척골 신경이 지배하는 팔, 손, 다섯째 손가락의 안쪽과 넷째 손가락의 바깥쪽에서 나타나며 점진적으로 통증과 감각 이상이 심해진다.

흉곽출구증후군의 원인은 쇄골이나 늑골이 과도하게 성장하거나 갈라져 나타나는 선천적 요인도 있지만, 후천적으로는 외상이나 목 주변 근육의 경직, 상완신경총 주변의 근위부가 좁아지며 발생한다. 드물게 폐종양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중 목과 흉곽 주변 근육의 경직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목디스크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위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 경직된 경추 근육을 이완시키고 흉곽 출구를 넓히는 운동 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를 충분히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거나, 매우 심한 돌발통이 나타나는 경우 신경 차단술,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경추 X-ray, 신경 압박 증상을 확인하는 동작 테스트와 촉진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목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과도 증상이 유사하여 세심한 진찰이 필요한 질환이다. 나도 모르게 자주 두 팔을 들어 올리거나 수면 시 만세 자세가 편하다면 흉곽 근골격계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가급적 이러한 동작을 피하고 동영상 시청이나 독서 시 목과 흉곽 쪽에 긴장을 일으키는 소파, 침대보다는 테이블, 의자, 거치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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