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동물병원박영준수의사
모아동물병원박영준수의사
2년에 한 번 사람은 국가건강검진을 시행한다. 뿐만 아니라 이상이 느껴지면 가정의학과, 내과, 안과, 치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 과목 별로 스스로 진료를 받으러 갈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자신의 이상 증세를 말하지 못하는 반려동물은 대부분 질환이 이미 진행된 후 동물병원을 찾게 된다. 다행히 질병 초기라면 쉽게 치료되겠지만,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처럼 반려동물도 평소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밥도 잘 먹고 배변도 잘 하고 잘 노는데 굳이 병원을 찾아와 검사를 해야 하느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수의사로서 단연코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더욱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의학이 필요하다고 답할 수 있다. 수의사로서 중증 사례 아이들을 호전시킨 케이스보다 오히려 자주 보고 오래오래 주치의로 진료를 봐왔던 아이들의 케이스가 더욱 보람 있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사람의 1/5 정도이다. 아이들의 1년은 보호자의 7년과 맞먹는다. 1년 동안에도 장기의 변화와 질병의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평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현재 건강 상태와 취약점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해주면, 중증질환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오랫동안 영위할 수 있다. 특히 간이나 담낭 등의 장기는 특별한 증상없이 악화되는 일이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크게 도움이 되고 심장질환이나 암, 슬개골 탈구 등의 질환 역시 조기 발견으로 내과적 치료를 가능케 해줄 수 있다.

반려동물의 중증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 외에도 평소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와 관찰이 필요하다. 기력 저하, 식욕부진, 구토 혹은 다리를 저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평소 배변량을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변 양이 갑자기 늘거나 줄 경우 소화기 혹은 배뇨기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의 질환은 아무리 경증이라 하더라도 급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노령일 경우에는 특히 단 시간에 악화되어 급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만큼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상태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별히 크게 아파하지도 않는데 동물병원을 찾는 것은 의미 없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 질문에는 검사와 검진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중증 질환 치료에 들어가는 의료비, 치료에 소용되는 시간, 그리고 보호자의 마음 고생과 반려동물의 아픔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임을 확신한다고 답해줄 수 있다. 그래서 검사 후 “아무 이상 없다”라는 검사 결과를 듣는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지라도 그것이 가장 좋은 답변이고, 그 답변을 꾸준히 듣는 것이 다행한 일이라는 것을 동감할 것이 가장 좋다.

반려동물을 위한 최고의 의학적 치료는 조기발견과 예방이다. 그로 인한 우리 반려견, 반려묘의 삶의 질 향상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반려견, 반려묘와 보호자의 인연은 15년 정도를 함께 하며 내 동생, 내 아이와 같은 의미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의학의 발전과 조기 예방의학으로 인해 사람의 수명 또한 늘었듯 반려동물의 수명도 20년까지도 가능해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오래 아이들과의 반려동물 예방의학이 행복을 함께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반∙동∙건 칼럼’은 사람과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바라는 헬스인뉴스의 반려동물 건강 전문가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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