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 새 환자 33.6% 늘어 주로 50대 이후 장년층 많아
여름보다 겨울 발생 50% 높아…숨 차고 가슴 통증 등 증상
1~2시간 내 치료 받아야…평소 4대 위험인자 관리도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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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듀엣 '높은 음자리' 멤버였던 가수 김장수가 과거 심근경색으로 위험천만한 고비를 넘긴 사실을 전했다.

'높은 음자리' 멤버였던 김장수는 1985년도 대학가요제에서 '바다에 누워'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엔 신곡 '돈다발'을 발표한 바 있다. 김장수는 최근 TV조선 '백세누리쇼'에 출연해 심근경색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장수의 아내 이희정씨는 방송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다음날 새벽 4시쯤 남편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며 "동네 병원을 찾자마자 곧바로 상급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근경색으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심근경색은 평소 증상이 잘 발견되지 않지만 갑자기 나타나 건강을 위협한다.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예방 및 주의가 필요하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모두 11만8872명으로 2015년 8만8996명보다 33.6% 늘었다.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주로 50대 이후 장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40세 미만 연령대는 전체 환자의 1.8%에 불과하다.

◇여름보다 겨울철 발생 50% 높아…숨 차고 가슴 통증 등 증상

심장에는 '심근'이라는 근육이 있다.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심근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심장이 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이 혈관이 막히면 심근이 괴사하고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협심증'과는 차이가 있다. 심근경색은 소리 없이 찾아와 심장을 겨누는 '자객'을 비유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심근경색의 위험을 키우는 것은 흡연을 계속하고,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을 방치하는 것이다.

가족력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증 위험이 약 6배 높다.

주요 증상은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숨이 찬다거나, 가슴이 뻐근하거나 뜨겁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또 특정 부위가 아닌 가슴 가운데가 전반적으로 아프다. 드물게는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소화가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통증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1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 이상 넘어가면 생명이 위험하다.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으로는 운동을 하거나 빨리 걸을 때 가슴통증, 압박감, 불쾌감이 나타나거나 때로는 목, 어깨나 팔까지 통증과 압박감이 느껴진다. 또한 이유 없이 숨이 차고 가슴이 뛰다가 회복되거나 분명한 원인 없이 발생되는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 등이 있다. 이밖에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있기도 한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엔 심근경색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1도 떨어지면 심장이 수축했을 때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1.3㎜Hg, 심장이 이완됐을 때 혈압인 '이완기 혈압'이 0.6㎜Hg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심근경색은 여름보다 겨울에 약 50% 많이 발생하고 사망률 역시 겨울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심장혈관내과전두수교수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심장혈관내과전두수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는 "심혈관질환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자가 겨울에 많은 이유는 기온이 내려가면 우리 몸의 혈관은 급격히 수축되는데 이런 좁아진 혈관으로 혈액이 흐르다가 심장 혈관이 막힐 경우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또 많은 혈액을 좁아진 혈관으로 보내기 위해 심장이 무리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심장질환의 발생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1~2시간 내 치료 받아야… 4대 위험인자 관리도 중요

심근경색 치료의 관건은 시간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 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건지기까지의 시간을 120분 이내로 권장하고 있다.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다. 약물치료와 시술, 수술이다. 가장 편한 건 약물치료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이 떨어지고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엔 대개 시술을 권장한다.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스텐트(금속그물망)삽입술이다. 막힌 혈관 안에 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망을 넣는 시술이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다. 과정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어 시술이 힘든 경우 불가피하게 수술을 선택한다. 다리나 유방 쪽의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혈관 쪽에 이어주는 관동맥우회술이 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관리와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생활 관리는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뭐든지 균형 있게 적당히 먹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걱정 없이 푹 자면 그것이 생활 관리다. 질병 관리란 심근경색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지혈증, 기타 심장질환에 대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 먹는 걸 싫어하지만 약보다 안전성이 검증된 것은 없다. 유행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것보다 질환에 관련된 약을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전두수 교수는 "대부분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 것은 두려워하지만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질환은 높은 사망률에도 그 심각성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심근경색의 4대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고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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