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 검사는 정액의 양이 충분한지, 정자 수가 충분한지, 정자의 운동성 즉, 빠르게 직진하며 움직이는 정자의 비율이 충분한지, 그리고 난자 앞에 도달했을 때 난자의 투명대와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난자를 수정시킬 수 있는 정상적인 모양의 정자 수가 충분한지를 분석하는 검사다.
정액을 추출한 뒤 양을 체크하고, 30분 동안 실온에 두어 액화가 되면 컴퓨터로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정자의 운동 능력을 확인한다. 정자가 여성의 질에서 자궁경부를 통과해 수정 장소인 나팔관까지 잘 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나팔관 내 유효한 정자 농도가 충분할지, 수정능력이 있는 모양을 갖춘 정자수가 충분한지를 체크해보는데, 100명 중 95분위까지 들면 정상 수치다. 정액양이 1.5ml, 정자수는 1500만/ml, 운동성은 40%, 엄밀한 기준에 따른 정상모양 정자수가 4%면 자연임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시험관 시술로도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라면 정자 정밀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정자 성숙도 검사와 정자 DNA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대표적이다. 정자는 생성 초기 단계부터 체외로 나온 이후까지 여러 요인을 통해 DNA가 손상될 위험에 처하는데, DNA가 손상되면 수정 이후 배아의 발달 및 착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심한 경우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관리가 필요하다.
‘정자 DNA 손상 검사’는 정자의 DNA 손상 여부 및 손상된 정도를 분석하기 위한 검사로, 정자 핵의 단백질을 제거한 뒤 특수 염색을 해 정자의 머리에서 빛이 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빛이 나지 않으면 손상된 DNA를 지닌 것으로 본다.
정자의 DNA는 보통 정자의 머리에 위치하는데 30% 이하의 손상은 복구가 되지만, 그 이상 손상이 되면 수정률이 낮아지고 임신이 되어도 유산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 알려졌다. 정자 DNA 검사는 습관성 유산인 경우, 고환 정계정맥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이거나 시험관 시술이 자꾸 실패할 때, 음주나 흡연처럼 교정이 가능한 생활습관 문제를 지닌 경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숙 정자 선별 검사(HBA)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 과정에서 히알루론산이 착상을 돕는다는 데서 착안한 검사다. 히알루론산으로 특수 처리된 슬라이드를 놓고, 그 위에 정자가 얼마나 달라붙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 정자의 수정 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통해 수정 가능성과 난임의 원인을 분석해, 보다 정확한 치료를 하도록 돕는다.
미성숙한 정자, 손상된 DNA의 비율이 높은 정자가 많을 경우 히알루론산에 잘 부착되는 기능이 좋은 정자를 선별하여 미세수정을 함으로써 체외수정율과 임상적 임신율을 높이고 유산율을 줄여 출산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라헬여성의원정현정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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