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촉진해 심장∙간∙신장 강화에 효능, 빈혈∙월경불순 등 여성질환에도 탁월 … 퓨린 함량 높아 통풍 환자는 자제해야, 마른 오징어는 과다 섭취 시 소화 및 턱관절에 악영향

오징어회
오징어회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94개국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극중 게임 참가자들의 트레이닝복, 운동화, 진행요원 마스크 등 관련 상품들이 큰 판매고를 올리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오징어도 오징어 게임의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 온라인 식재료 배송업체에 따르면 이달 초 오징어 주문량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89%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더해 오징어가 첨가된 라면, 과자 등의 매출도 상승세이며 요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오징어 버거, 오징어 치킨과 같은 신 메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10월 오징어 제철 시기와 맞물려 가히 오징어 특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식생활에서 오징어를 회, 건어물, 찜, 튀김, 탕 등 매우 많은 형태로 접한다. 그렇다면 오징어 섭취는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오징어가 지닌 한의학∙영양학적 효능에 대해 짚어본다.

한의학적으로 오징어는 성질이 평이하며 기운을 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심장, 간, 신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딱딱한 석회질 부위는 오적골(烏賊骨)이라는 한약재로 가공돼 지혈 치료에 쓰였고, 먹물도 혈액이 한 곳에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을 푸는 약으로서 활용돼 왔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오징어는 ‘꾸준히 먹으면 자식이 생긴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여성질환에 특히 효과적”이라며 “대표적인 한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따르면 오징어는 빈혈과 월경불순, 하혈 등을 치료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양학적으로도 오징어는 임산부와 폐경기 여성 건강 관리에 이롭다. 오징어의 아이오딘(요오드) 성분은 임산부 회복에 도움이 돼 미역국, 삼계탕만큼이나 오징어 탕, 오징어 무침 등이 산후조리 추천 음식으로 꼽힌다. 오징어에 함유된 아미노산이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호르몬 결핍으로 나타나는 심혈관계 질환을 개선시킨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또한 오징어에는 피로회복 물질인 타우린이 풍부해 간 기능 향상, 뇌졸중 및 부정맥 예방에도 효과가 좋다. 비타민E, 아연, DHA 등도 많아 아동과 노인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오징어 먹물 속에는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소화에 도움을 주는 물질인 뮤코다당류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오징어도 만능 식재료는 아니다. 오징어는 퓨린이 다량 들어있기 때문에 현재 통풍을 앓고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다면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 절제가 필요하다.

강만호 원장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마른 오징어의 경우 딱딱하고 질긴 식재료 특성상 과다 섭취 시 소화장애를 부르거나 턱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며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요즘 적당량의 오징어 섭취로 입맛을 돋우고 건강을 관리해나가는 계기로서 삼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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