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원인에 의해 횡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손목 터널이 좁아져 내부 압력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 저림과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한다.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50대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약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 저림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며, 감각 이상이나 야간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엄지두덩이 근육의 위축까지 발생한다. 정중신경의 지배 영역이 아닌 새끼손가락을 제외하고, 손 전체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생 초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주사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적용한다. 이후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근관을 누르고 있는 횡인대를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 외에도 손목 관절 인대 질환에는 드퀘르벵증후군(손목건초염, 손목협착성건막염), 척골충돌증후군 등이 있다. 드퀘르벵증후군은 손목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손목을 비롯해 발목, 어깨, 무릎 등 전신의 힘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손목에 발생하는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안쪽과 중앙, 바깥쪽에 있는 여러 개의 힘줄을 감싸고 있는 건초에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힘줄(장무지외전근, 단무지신근)과 건초가 마찰을 일으켜, 힘줄이 붓고 염증이 발생하며 통증을 유발한다. 초기에는 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며 회복을 도모한다. 이후 통증 지속 시 체외충격파와 주사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며, 호전되지 않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의 과도한 외상과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손목의 큰 뼈인 요골이 단축되고, 척골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면서 발생한다. 두 뼈가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서양인보다 척골이 긴 동양인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X-ray에서 척골의 길이를 확인하고, MRI 등을 통해 손상을 확인해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척골이 조금 길다고 하더라도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 통증을 경감할 수 있으며, 인대가 복합적으로 손상된 경우에는 인대 강화 치료를 진행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반복적인 통증이 있거나 관절 내 손상이 심해진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손목 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의 무리한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손목 인대와 관절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환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할 수 있으므로, 손목 통증이 발생한다면 증상 초기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 후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연세더바른병원이종혁원장(정형외과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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