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SAIDs에 알레르기 반응 … 알레르기 내과 진료 후 약품안전 카드 발급받아야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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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는 A씨는 큰 고민에 빠졌다. 평소 A씨는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전에 정형외과, 치과 진통제, 하물며 약국에서 산 두통약만 먹어도 먹은지 몇 분 만에 얼굴과 눈이 붓고 두드러기가 나는 일이 수차례였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타이레놀을 먹어야 된다는데, 또 심각한 알레르기가 나타날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혹시 다른 소염진통제는 먹어도 괜찮을지, 평생 이렇게 통증을 참고만 살아야 하는지 머리가 아프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약물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통증과 발열은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이때 해열 소염진통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이하 NSAIDs(엔세이드)]는 병원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진통제이다. A씨도 NSAIDs를 처방받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약물들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1~2시간 후 반응하는 즉시형과 24시간 후 반응하는 지연형

NSAIDs에 의한 약물 알레르기는 약물 노출 후 증상이 발생되는 시간에 따라 노출 후 1~2시간 이내, 길게는 24시간 이내에 발생되는 즉시형 반응과 24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지연형 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A씨의 경우에는 즉시형에 해당되고 대부분의 NSAIDs 알레르기는 즉시형에 해당된다. 즉시형 반응의 경우 코막힘, 콧물, 호흡곤란, 심하면 천식과 같은 기관지 수축이 동반될 수도 있으며 A씨와 같이 피부반응, 즉 얼굴 홍조나 두드러기, 혈관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약물 알레르기와는 다르게 A씨처럼 다양한 NSAIDs 약품에서 모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수지 교수는 “천식이나 코용종을 동반한 비염, 만성 두드러기가 있다면 이러한 알레르기가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NSAIDs 사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콕스 효소 차단 효과로 다양한 종류의 NSAIDs에서 동시에 알레르기 반응

소염진통제의작용기전
소염진통제의작용기전
이러한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기전은 다소 복잡하다. 일단 염증 및 통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염증이나 통증은 세포막에 있는 아라키돈산이라는 물질이 콕스1 또는 콕스2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염증 및 통증을 발생시키게 된다.

NSAIDs는 주로 콕스1 효소를 차단하여 이 분해 물질을 줄여 통증을 완화시킨다. 이때 NSAIDs 알레르기 환자들은 콕스1 효소가 차단되면 록스 효소가 활성화된다. 록스 효소는 마치 3차선 도로에서 한 곳이 막히면 다른 쪽 길이 밀리듯이 알레르기 반응 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그 결과 두드러기, 얼굴 부종, 천식 증상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수의 NSAIDs는 대부분 콕스1 효소를 차단하므로 A씨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NSAIDs에서 동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다.

소염진통제 알레르기가 있다면 알레르기내과로 방문, 약품안전 카드 발급받아야

그런데 다행히도 콕스1이 아닌 콕스2를 차단하는 NSAIDs가 있다. 이를 복용할 경우 록스 효소를 활성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도 없으며 통증 분해 물질도 줄여줘 진통 및 해열 효과를 보이게 된다. 셀레콕시브가 이에 해당된다. 또한 타이레놀도 다른 경로로 진통 효과를 내어 알레르기 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는데, 다만 항염증 작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수지 교수는 “사람에 따라서 셀레콕시브나 타이레놀에도 록스 효소가 활성화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게 있어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꼭 알레르기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선 증상으로 알레르기내과에 방문했다. 의사는 A씨가 복용했던 각각의 진통제 이름을 질문해 이부브로펜, 아세클로페낙, 덱시부프로펜임을 알게됐고, 최종적으로 A씨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알레르기임이 진단됐다. 타이레놀은 진통제 효과는 있으나 소염효과는 없음을 듣고, 안전한 소염진통제가 있다는 희소식도 듣게 됐다. 이에 셀레콕시브라는 약물을 병원에서 투약 후 경과를 관찰한 결과 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투약 가능한 진통제가 기입돼 있는 약물 안전카드도 발급받았다.

앞선 A씨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알레르기내과로 방문하게 되면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반복되는 소염진통제 알레르기 병력에서 NSAIDs 알레르기를 진단 받거나 애매한 경우에는 의사 감독 하에 직접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NSAIDs 알레르기를 진단하게 된다. 또한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방 시 안전한 NSAIDs도 의사 감독 하에 투약해 봄으로써 그 안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이나 다양한 병원에서 흔히 처방돼 다시 알레르기가 재발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알레르기내과에서는 약품 안전카드를 발급하고 환자가 소지하고 다닐 수 있도록 권고한다.

교수는 “소염진통제 알레르기가 있다면 무작정 피하기보다, 꼭 알레르기내과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면 안전하고도 효과적인 진통제 투약으로 통증과 염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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