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치료 실패 환자 5개월 미만 생존, 현행 치료 한계 확인’
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공격형 림프종’이다. 대부분(80~90%) 표준 치료로 부분 관해 이상이 나타나지만, 10~15%의 환자는 1차 치료에 불응하고 20~35%는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DLBCL 환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치료 양상 및 예후’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박미혜 교수의 주도 하에 2013년 1월 1일부터 2019년 7월 31일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 총 4,931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차 치료에 실패한 DLBCL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73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2차 치료 실패 환자의 약 70%가 구제항암화학요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었으며, ▲2차 치료 실패 후 3차 치료까지 걸리는 기간은 2.86개월(중앙값), 3차 치료 실패 후 4차 치료까지는 1.81개월(중앙값)로 점차 짧아졌다.
연구를 주도한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박미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들의 불량한 치료 예후와 현행 치료의 한계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들의 대체 치료가 부재하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청구데이터 전수자료를 활용하여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해당 환자들은 결국 치료 옵션의 부재로 생명 연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제항암화학요법을 반복하고 있었으며, 치료 차수가 증가할수록 실패까지의 기간도 짧아지므로 더 이상의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들의 불량한 예후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의 필요성은 이미 글로벌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최초의 종합 분석(patient-level analysis) 결과인 SCHOLAR-1 연구에 따르면, 불응성 DLBCL 환자의 완전 관해율은 7%,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6.3개월(95% CI, 5.9-7.0)에 불과했다. 또 다기관, 무작위 3상 임상인 CORAL 연구의 추가 분석에 따르면,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중 특히 2차 구제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들의 1, 2년 기대 생존율은 각각 23%, 15.7%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DLBCL 질환과 국내 치료현황에 대한 임상자문 및 연구에 참여한 서울 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는 “이번 분석은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제외되는 등 일부 한계점은 존재하지만, 실제 급여 진료 환경에서 대다수 환자들의 치료 패턴이나 예후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들은 반복적인 구제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함에도 다음 치료 차수까지의 기간이 중앙값 2~3개월로 매우 짧게 나타나는 등 효과적인 대체 치료제가 없어 매우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이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기존 항암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의 새로운 표적 치료제와 세포 치료제 등이 개발 중이거나 승인이 되고 있어 치료 성적 향상이 기대된다”며 “다만 새로운 치료제의 경우 대부분 고비용으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 접근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에서 단 한 번의 치료로 높은 반응률과 함께 반응 지속성까지 입증한 CAR-T 치료제인 ‘킴리아’가 지난 3월 유일하게 국내에서 허가 받아 치료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JULIET 연구 결과에 따르면, 킴리아 투여 환자의 전체 반응률은 53%였으며, 그 중 39.1%가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킴리아 투여 환자의 1, 2년 기대 생존율은 각각 48.2%, 40.4%로, 기존 연구를 참고했을 때 기대 생존율이 2배 이상 증가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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