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부산센텀점서현정원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부산센텀점서현정원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덥고 습한 여름철이 되면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온다. 실제로 작년 장마철에는 약 49일간 비가 내리면서 각종 강수 피해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다. 이번 장마는 어떨까? 기상청 소식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은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작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양의 비를 내릴 것이라 전망했다.

비가 내리면 비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정신적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하늘에 검고 짙은 먹구름이 가득 낀 날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드는데, 이는 곧 인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우울증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과거와 달리 우울증은 제법 대중적인 정신 질환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해당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남아있는 편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대중화 된 탓인지 본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적은 우울증 증상과 상이해 더욱 발견이 어렵다.

계절성 우울증은 사계절 중 가을과 겨울에 시작됐다가 만물이 피어나는 봄이 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장마철이 찾아오는 여름에 유발되거나 재발, 악화되는 특징이 있고 규칙적인 패턴을 갖고 일정한 시기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비 소식이 잦은 장마철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해서 무조건 계절성 우울증이라 볼 수 없다.

만약 장마철 비가 내릴 때마다 우울한 기분과 함께 무기력함, 과다수면 증상, 탄수화물을 끊임없이 섭취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증상, 이 때문에 체중이 갑작스럽게 증가했다면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우울감이 아닌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울증의 하나인 계절성 우울증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 수면습관 및 위생을 개선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가장 먼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일조량을 늘리야 한다. 가능한 한 날씨가 좋은 날에는 햇볕을 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만약 충분한 일조량 확보가 어렵다면 의료진의 도움 하에 광치료 등을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이와 동시에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한다. 다만 자기 전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가벼운 운동이 적절하고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취침하고 기상하는 수면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수면을 취하는 공간에는 빛과 소음을 차단하여 더 건강하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울감, 무기력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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