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은 엉덩이관절, 무릎, 발목 관절처럼 걷거나 뛸 때 체중이 부하되는 관절이 아니다. 중력은 체중이 부하되는 관절인 무릎과 척추에는 인생을 살면서 지속적인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게 되어, 관절염, 디스크 등을 유발시킨다. 그러나 체중이 부하되지 않는 어깨에는 중력으로 인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없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이 흔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어깨는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는 가장 큰 움직임을 가진 관절이며, 관절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큰 대신 관절의 모양이 불완전하여 근육, 힘줄, 인대에 의해 그 안정성이 유지된다.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시켜 주는 정적 안정성을 유지시켜 주는 인체구조물이며, 어깨에 동적 안정성을 주며 동시에 어깨를 움직이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구조물이 바로 어깨의 회전근개다. 회전근개는 4개의 어깨근육의 힘줄로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의 4개 근육힘줄로 구성되어 있다.
회전근개 파열이란 어깨를 감싸고 있는 네 개의 어깨근육힘줄이 손상되어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어깨는 관절 자체의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크다 보니 회전근개가 손상될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어깨 힘줄의 손상은 팔을 위로 올릴 때 작용하는 극상근 힘줄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힘줄의 손상은 통증과 근력의 저하로 어깨의 움직임에 제한을 가져오게 된다. 팔을 쭉 뻗어서 물건을 들어 올릴 때나 어깨 높이보다 위로 들어서 하는 활동 시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찬장에서 그릇을 꺼내거나 머리를 빗을 때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힘줄 파열이 심하면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발생하여 밤에 수면을 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으며 수면 중에 자신도 모르게 아픈 어깨 쪽으로 모로 누울 시 발생하는 심한 통증으로 잠을 깨기도 한다.
팔을 어깨 위로 움직일 때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오십견 환자들에서도 흔하며,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된 경우도 흔하다. 일반적으로 증상으로만 힘줄의 파열과 오십견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사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한다.
어깨 힘줄의 파열은 정도와 형태에 따라 부분층 파열, 전층 파열, 완전파열로 나누어진다. 완전파열은 힘줄이 완전히 끊어져 연결된 부분이 없는 것을 말하고,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힘줄의 제일 윗면에서 아랫면까지 파열이 연결된 곳이 있으면 전층 파열, 그렇지 않고 부분적으로 찢어져 있으면 부분파열이라고 한다.
40세 이하의 사람들에서는 통증이 없이 어깨 힘줄이 파열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40~60세인 사람들에서는 통증이 없어도 10명 중 3명 정도에서 어깨 힘줄 부분파열 소견이 관찰되며, 60세 이상에서는 무려 10명 중 6명, 70대에서는 7명, 80대에서는 8명 이상에서 어깨 힘줄 부분파열 또는 전층파열 소견이 관찰된다. 60-70대 이상의 경우 어깨 힘줄 파열 소견이 있으나 통증이나 기능장애가 동반되지 않으면 반드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신체적인 활동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은 많이 떨어진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통증이 있는 경우 대부분은 약물이나 주사치료, 재활치료 등을 이용한 보존적인 치료 방법으로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을 요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초음파 장비 등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파열 병변에 조직 재생을 도와줄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한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재활치료를 시행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삼성척재활의학과고문주원장(재활의학과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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