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활동량이 증가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입 안 곳곳이 허는 구내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구내염은 혀, 잇몸, 입술, 볼 안쪽 등 입안 점막에 염증이 생겨 입안에 물집이 잡히거나 점막이 허는 질환이다.

김영진한의원김영진원장
김영진한의원김영진원장
입병이라고도 불리는 구내염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증상이다. 피곤한 상황이 해소되고 잘 쉬면 대부분 바로 낫는다. 하지만 증상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재발이 잦다면 베체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베체트병은 서구에서는 드물고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한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중동국가를 시작으로 터키, 몽골, 중국, 우리나라, 일본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따라 주로 발병했다고 알려져 ‘실크로드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1980년대부터 환자가 급증해 급증해 질병관리청에 등록된 환자만 1만 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베체트병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반복되는 구강 및 외음부 궤양, 피부 증상, 눈 염증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구강 궤양은 환자의 80% 이상에서 최초로 나타나며 90% 이상의 환자가 경험한다.

염증성 면역질환인 만큼 방치하면 중추신경계 침범, 심혈관계 침범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다. 눈, 장, 뇌혈관 등에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실명, 장천공,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초래할 위험이 있다. 사망률도 3~4%에 달하는 만큼 평소 입이 자주 헌다면 조기 진단을 받고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예전부터 베체트병을 호혹병이라 칭해왔다. 현재는 각종 임상경험과 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궤양과 염증을 완화하고 불균형한 면역체계를 정상화하는 한방치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베체트병으로 인한 궤양이 주로 발생하는 구강은 한의학의 관점으로 볼 때 심장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불규칙한 식습관, 생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열이 발생, 심장에 열이 쌓이게 되고 전신에 염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일시적 염증 개선이 아닌 염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불필요하게 발생한 화열과 습기를 제거하고 자율신경과 호르몬 균형, 면역 체계, 장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무너진 면역체계를 바로 잡는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유추치료, 생기왕뜸요법, 약침, 한약, 통경단 등을 처방해 심장의 열을 내려주고 습열을 발산해 준다. 이후 허열 및 혈액에 쌓인 열독을 풀어 몸의 면역력을 개선하고 자율신경의 균형과 면역기능이 회복해 몸의 회복력을 높여 준다.

베체트병은 환자의 체질, 과거 병력, 복용 중인 약물,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고 여러 징후를 다각적으로 검사해 진단해야 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자 자가면역질환이다. 베체트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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