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A씨는 사춘기 시절 갑자기 체중이 불어나면서 가슴이 커지게 된 것은 아닌지 싶어 식단관리에 가슴을 탄탄하게 만들어준다는 가슴운동까지 해주며 다이어트에 매진했다. 그 결과 슬림한 체형으로 바뀌었지만 어째서인지 가슴만은 여전히 볼록하게 튀어나온 상태 그대로였다.
이처럼 남성임에도 가슴이 봉긋하게 튀어나와 있고 다이어트나 가슴운동 등을 통해 열심히 관리해도 가슴 주변의 체지방은 줄지 않는다면 '여유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여유증이란 남성의 유방에서 유선조직의 증식이 발생하며 여성의 유방처럼 발달되는 증상을 말한다.
여유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으로는 체내 성호르몬 불균형이 있다. 정상적인 성인 남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 생성 비율이 약 100:1이고 혈중 농도는 300:1 정도다. 남성 호르몬의 농도가 월등히 높은 탓에 여성처럼 유방이 발달하지 않는 것인데, 여러 원인에 의해 남성 호르몬의 감소 혹은 여성 호르몬의 증가 등 호르몬 간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면 여성 호르몬에 대한 유선 조직의 반응이 민감해지고 증식하게 되면서 여성과 같은 유방의 형태를 띠게 된다.
원인에 따라 크게 진성여유증과 가성여유증으로 구분된다. 호르몬 작용을 비롯해 복용하는 약제나 간경변 등에 의해 유선조직이 발달한 진성여유증은 일부 여성 호르몬에 유난히 반응하는 유선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에게서 나타나기 쉽고, 탈모치료를 위해 처방받는 프로페시아 등 피나스테리드가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면서 발병되기도 한다. 가성여유증의 경우 가슴 부위에 지방이 쌓이며 가슴크기가 커지는 현상으로 유선과 지방이 동시에 발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유증 자체가 중증의 병이 아니기 때문에 가만히 내버려 둔다고 해서 건강상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외형적인 문제로 눌림을 당하거나 스스로 위축되는 등의 일을 자주 겪으면서 쌓인 극심한 스트레스가 우울증, 대인기피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또 큰 가슴을 감추기 위해 몸을 웅크리는 자세가 생활화된 남성들의 경우 목과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전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는 남성 여유증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자 한다면 여유증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3~4mm의 관으로 음압을 이용해 지방을 흡입하는 지방흡입수술과 유선의 분포 및 정도 등에 따라 유선을 제거하는 유선절제술 등 환자에 상태에 따라 알맞은 여유증 수술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개인 체형에 맞춘 핸드메뉴얼식 지방흡입술을 비롯한 꼼꼼한 여유증 수술을 받기 위해선 의료진의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험 많은 외과 의료진이 직접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환자의 지방 및 유선조직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질환 자체가 부끄러워 병원 방문이 꺼려진다면 남의사가 상주하고 있는 외과를 방문해주는 것이 좋다.
미웰유외과심영관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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