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학 연구팀 주장, 정신과 약물 치료 환자 감염률이 일반인보다 낮아 … 감염돼도 경증 확률 높아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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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신과 약물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거나 감염시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비르겐 델 로시오대학 병원(Virgen del Rocio University Hospital) 연구팀이 일부 정신질환 약물이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거나, 감염시 증상을 경미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해당 논문은 정신과 학회지인 ‘journal Schizophrenia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마누엘 카날 리베로 교수는 “정신질환자는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해당약물을 섭취한 이들에서는 중증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신질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으면 감염된 후에도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시설이나 교도소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환경에 생활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사회적 고립 등으로 의료적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증 정신질환자들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 등을 앓고 있을 확률도 높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신질환이 코로나19의 양성 가능성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등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스페인의 55만7576명 성인인구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작성했다. 2020년 2~11월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은 2만3077명(4.1 %)으로, 이 중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1953명(8.5 %), 사망자는 254명(1.1 %)이었다.

하지만 장기작용주사제(LAI)로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은 중증 정신건강질환자 698명 중에서 확진자는 9명(1.3%)에 불과했으며, 유증상자는 단 1명이었다. 입원환자와 사망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적으며, 감염됐다고 해도 증상이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카날 리베로박사는 “중증 정신질환자 집단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수는 예상보다 적었으며, 감염된 경우에도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이는 정신과 약물이 감염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과거, 정신과 약물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잠재적 치료제로 가능성을 언급한 연구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네딕토 크레스포-파코로 세비야 대학병원 정신건강 연구소 소장은 “정신과 약물들이 중증코로나19를 부르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감염 경로와 관련된 기전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스포-파코로 교수는 추가 연구를 통해 정신과 약물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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