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FDA 공동성명, 혈전 발생 6사례 … 동일 제조 방식인 AZ도 혈전문제로 파고, 11월 집단 면역 재검토 불가피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은 양 기관이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얀센 백신과 관련한 6건의 혈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 중 한 사람은 현재 위독한 상태이며 45세 버지니아주 거주 여성은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얀센 백신을 맞은 이들로서 양 기관은 이번 혈전 사고와 얀센 백신과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간 미국에서 접종된 얀센 백신은 총 680만 도스(1회 접종분)다.
CDC 수석 부국장인 안네 슈차트 박사와 FDA이사인 피터 마크스 박사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6건 혈전 발생은 모두 18~48세 젊은 여성에서 나타났으며, 예방 접종 후 6~13 일 후에 증상이 발생했다.
이들은 “CDC가 수요일에 예방접종 자문위원회(ACIP)를 소집해 이 사례들을 추가로 검토하고 그 잠재적인 중요성을 평가할 것”이라며 “FDA가 이 사례들을 조사하기 위해 분석을 재검토할 것이며, 그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백신의 사용을 중지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이와 관련하여 유럽에서의 백신 출시를 우선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 저녁 모든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접종을 중단하고 “연구자와 참가자를 위한 지침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회사는 “의료전문가 및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이 정보를 의료 전문가 및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접종 후 3주 이내에 심한 두통·복통·다리통증·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경우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을 것이 권고됐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이 같은 사례가 ‘극히 드물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혈전 사고가 극히 이례적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카를로스 델 리오 에모리대 의대 부학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백만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드문 사건으로 이보다 적은 인원이 참여했던 임상시험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리오 박사는 “하지만 CDC와 FDA가 빠르게 대처해 접종을 중단 시킨 것을 옳은 일”이라며 “백신은 안전이 항상 우선돼야 하므로 위험성이 나타났을 때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접종을 중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한 혈액응고 문제가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에서는 사용 허가가 나지 않았으나, 국내를 비롯해 70여개국에서 허가돼 사용 중이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최근 혈소판이 낮은 특이한 혈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등재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국내에서도 혈전 발생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이 중지됐다가 지난 12일 30세 미만을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재개되는 등 한차례 파고를 겪었다.
여기에 더해 얀센 백신의 혈전 사고는 접종 스케쥴에 큰 차질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얀센 백신은 올 2분기 내 600만회분이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방역 당국은 올 11월 까지 인구 70%이상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력으로 선택한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백신들의 연이은 사고로 11월 집단면역 계획은 사실상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도리어 자칫 백신을 불신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는 게 이익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우선 혈전 등의 부작용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EMA은 지난달 22일까지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은 2500만 명 가운데 62명에게서 뇌정맥동, 24명에게서 내장정맥 혈전이 발생했으며 비율로 따지면 100만 명당 3.4명꼴이라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총 2200만명이 AZ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 중 79명에서 혈전사고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얀센의 경우 미국에서 680만 도스가 접종됐고 그 중 부작용 발생은 6회다.
일각에서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발병 확률이 100만 건당 2~5건이라며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혈전 발생 확률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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